[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수비 하나가 경기 후반 바뀔 수 도 있던 흐름을 제자리로 돌렸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트윈스와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이하 PO, 5전 3승제) 3차전에서 6-4로 이겼다.
키움은 1차전에서 LG에 패했지만 2, 3차전을 연달아 이겨 한국시리즈(7전 4승제)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PO 3차전은 경기내내 엎치락 뒤치락 하는 접전이 펼쳐졌다.
LG가 문보경의 적시타와 채은성의 솔로 홈런으로 기선제압했고 끌려가던 키움이 6회말 2사 후 연속 안타로 3점을 더해 3-2로 역전했다.
그러나 LG도 7회초 두 점을 내 4-3으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키움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7회말 2사 후 대타 임지열의 투런포가 나와 5-4로 재역전했고 후속타자 이정후가 솔로포로 연속타자 홈런을 만들며 추가점을 냈다.
LG도 그대로 주저앉은 건 아니었다. 8회초 키움은 승부수를 던졌다. 마무리 김재웅을 조기 등판시켰다.
그런데 LG는 선두타자 채은성과 이어 타석에 나온 오지환이 연속안타를 쳐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김재웅과 키움 입장에선 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타석에서는 문보경이 나왔다.
문보경은 초구부터 번트 자세를 취했다.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보내기 위한 시도였다. 1구는 파울이 됐고 2구째는 볼이 됐다.
여기서 PO 3차전의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문보경은 김재웅이 던진 3구째 번트를 댔고 타구는 위로 떴다.
공을 던진 뒤 김재웅은 낙구 지점으로 몸을 던졌다.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고 공을 잡았다. 이후 재빨리 일어나 2루로 귀루하던 채은성을 잡기 위해 송구했다.
2루에서 판정은 아웃이 됐다.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가 올라갔다. 키움 입장에선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고 반면 LG는 허무하게 찬스를 날렸다. 무사 1, 2루가 2사 1루가 됐고 후속타자 홍창기는 초구에 2루수 땅볼로 물러나 해당 이닝은 종료됐다.
위기를 넘긴 김재웅은 9회초 다시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1사 후 유강남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LG는 대주자 이상호를 기용해 키움 수비를 압바했다.
김재웅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타자 박해민을 중견수 땅볼로 유도해 아웃 카운트를 잡았고 문성주 대신 타석에 나온 김민성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1루 주자 이상호가 2루에서 포스아웃되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김재웅은 2이닝 세이브에 성공했다.
3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는 결승 투런포 주인공 임지열이 선정됐지만 김재웅도 이에 모자르지 않는 활약을 했다. 키움이 3차전을 가져오는데 충분한 지분이 있는 셈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던진 2이닝 마무리 임무도 잘 수행했다. 그 발판은 앞서 언급한 8회초 번트 수비였다. 김재웅은 3차전 종료 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번트 타구가 떴을 때 무조건 다이빙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PO 4차전 등판에 대해서도 "나가야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홍 감독도 "3차전은 임지열의 홈런과 함께 김재웅의 번트 수비만 기억이 난다"고 할 정도였다.
LG는 코너에 몰렸다. 1차전 승리로 기세를 올렸으나 2차전 따라붙다 한 점차로 패배를 당했고 3차전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재역전패했다. 분위기상 키움이 LG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LG도 아직은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4차전에서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선발 등판한다.
4차전을 잡고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다면 30일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 흐름은 다시 LG쪽으로 돌릴 수 있다.
/고척=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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