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이 구단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고우석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1-0으로 앞서고 있던 9회초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고우석은 류지현 LG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 기대에 걸맞는 투구를 했다. 그는 첫 타자 지시완을 스트라이크 낫아웃, 안치홍을 우익수 뜬공, 한동희를 다시 한 번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이닝과 경기를 마쳤다.
깔끔하게 마무리에 성공하며 시즌 39세이브째(2승 2패)를 올렸다. 고우석은 이로써 지난 2013년 봉중근이 달성한 구단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인 38세이브를 넘어섰다.
그리고 세이브 하나 만을 더하면 LG 마무리 투수 중 처음으로 40세이브 고지에도 오른다. 고우석은 이날 롯데전을 마친 뒤 수훈선수로 선정돼 방송 인터뷰도 진행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1루측 관중석에서 자리를 벗어나지 않은 많은 LG 팬들은 고우석 이름을 연호했다. 고우석은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구단 최다 기록이라는 걸 알았지만 프로 데뷔 후 첫 세이브를 올렸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기록이나 숫자에 대해 생각을 안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그는 "그러면 타자와 승부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중근에 대한 기억 하나를 언급했다.
고우석은 "신인으로 시절인 2017년에 봉중근 선배와 함께 몇몇 투수들이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위해 차를 타고 이동했다"며 "봉 선배가 그때 나를 비롯한 후배 투수들에게 '프로선수가 됐으니 몸을 아끼지 말고 운동을 해야한다'고 했다. 모든 걸 다 쏟아붇으라는 의미였고 봉 선배는 '그래야 기존에 뛰고 있는 선수들을 뛰어 넘을 수 있다'고 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고우석은 "봉 선배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때는 이해가 잘 안됐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당시 어깨가 아픈 상태였다. 고우석은 "어깨 부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왜 그렇게 이야기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봉 선배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은 이제 김용수를 시작으로 정삼흠, 이상훈(현 MBC스포츠플러스 야구해설위원) 등으로 이어진 구단을 대표하는 마무리 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됐다. 그러나 그는 이런 호칭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
고우석은 "그렇게 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아직 남아있는 경기가 많고 나 또한 더 등판할 경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등판 기회가 잘 없어서 오랜만에 마운드로 나간 셈인데, 8회 올라갈 준비를 하긴 했다"며 "그런데 내가 아니라도 중간계투진이 정말 잘 막아줬다. 그런 좋은 흐름을 9회에 잘 이어받은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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