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한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넘보던 샤오미가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인해 상반기 전례 없는 부진을 겪었는데, 하반기 역시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거두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샤오미는 1분기 전년 동기보다 4.6% 감소한 734억 위안(약 14조2천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샤오미가 분기 매출 감소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순익은 28억5천만 위안(약 5천500억원)으로 전년보다 53%나 급감했다.
2분기의 경우 매출 감소세가 더욱 컸다. 2분기 매출은 702억 위안(약 13조6천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나 떨어졌다. 2분기 순익은 14억 위안(약 2천700억원)으로 전년보다 83.5%나 줄었다.
왕샹 샤오미 총재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 복잡한 정치적 환경 등 많은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는 전반적인 시장 수요와 2분기 재무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매출 하락이 이어지자 샤오미는 직원 감원까지 단행했다. 샤오미의 직원 수는 지난 3월 말 3만3천793명에서 6월 말 3만2천869명으로 900명 이상 줄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이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실적 감소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시장이 봉쇄되면서 중국 업체들은 더욱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반기 판매 부진으로 인해 재고가 쌓인 만큼 하반기에는 재고 소진에 집중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이미 연간 목표치를 낮춘 상태이기도 하다. 앞서 샤오미는 협력사들에게 연간 스마트폰 목표치를 기존 2억 대에서 1억6천만~1억8천만 대로 낮출 것이라고 전달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하반기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반 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2분기 판매량이 저조한 점을 감안할 때 다음 분기 판매량은 어느 정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과 새로운 혁신 부재 등으로 수요가 계속 위축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지난해보다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샤오미는 최대 해외 시장인 인도에서 규제에 발이 묶일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인도 정부는 150달러 미만의 중국산 저가형 스마트폰 판매 제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9%로 1위에 올라있다. 특히 인도에서 판매되는 샤오미의 스마트폰 66%가 150달러 이하이기 때문에 해당 규제가 시행될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정부가 해당 정책을 시행할 경우 샤오미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연간 11~1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액은 4~5% 줄어들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에 샤오미는 인도 등에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데, 인도 정부가 정책을 시행할 경우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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