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애플이 미래 먹거리로 준비하고 있는 '애플카'의 출시 시기가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관련 특허는 꾸준히 내놓고 있지만 개발 지연과 잇따른 핵심 인력 유출로 사업 추진에 동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애플카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애플카는 자율주행 전기차로,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카에 대한 소문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14년부터다. 당시 애플이 '타이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비밀리에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지난해 애플이 애플카 제작을 위해 현대차·기아와 논의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애플카 프로젝트가 본격 궤도에 오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에 이어 폭스바겐, 닛산 등 글로벌 업체들과 잇따라 협상이 결렬됐고, 애플은 자율주행차를 직접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뉴욕타임스(NYT) 팟캐스트 '스웨이'에 출연해 "자율주행은 그 자체가 핵심 기술이고, 자율주행차는 로봇의 일종"이라며 "자율주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애플이 무엇을 할지 지켜봐 달라"고 언급했다.
실제 애플은 잇따라 포르쉐, 테슬라, BMW 출신의 인재를 영입하는 등 애플카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 분야 엔지니어도 대거 채용하는 등 관련 조직을 지속 키우며 기대감을 높였다.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애플은 2000년 이후 자동차 관련 특허 248건을 출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의 자동차 관련 특허 출원은 지난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연평균 10건 미만에 그쳤지만, 2016년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타이탄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애플카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대체적이다. 애플 전문가로 불리는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애플이 '애플카 프로젝트' 팀을 일시 해산한 것으로 보고, 2025년 양산을 위해서는 조직개편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하지만 애플카 프로젝트 핵심 인력이 잇따라 퇴사하면서 사실상 사업 추진에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일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올해도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보조 소프트웨어인 '오토파일럿' 개발 책임자로 있다가 지난해 8월 애플에 입사한 크리스토퍼 무어는 지난 5월 자동차용 레이저 센서 등 생산업체인 루미나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애플카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이언 굿펠로우도 구글(알파벳)의 AI 자회사인 딥마인드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말에는 레이더 시스템 개발 수석 엔지니어였던 에릭 로저스와 배터리 시스템 그룹의 엔지니어링 매니저인 알렉스 클래러벗,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였던 스티븐 스피테리가 잇따라 회사를 떠났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지난 2년 동안 거의 모든 애플카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이 회사를 떠난 셈"이라며 "애플은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포드와 리비안 등으로부터 새로운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IT전문매체 아이모어는 "애플이 자동차 관련 특허를 지속해서 내고 있지만, 여전히 애플이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남아 있다"며 "시장에선 애플이 더 많은 부품과 높은 수준의 안전이 필요한 자동차 생산을 아웃소싱할 경우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CEO 역시 최근 허브베를린 회의에서 "애플이 실제로 자동차를 시장에 내놓을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애플이 자동차 조종석 소프트웨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맥루머스는 "애플이 지난 몇 년 동안 자동차 제조업체 및 부품업체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여전히 누구와 협력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며 "창문, 좌석, 서스펜션 등 자동차 부품과 관련된 애플의 특허는 애플이 단순히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자동차를 출시할 것이라는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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