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온라인 쇼핑 플랫폼 기업들이 직접 머리를 맞대어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국내 온라인쇼핑 중개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플랫폼 내 거래에서 구매자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 제한과 접근통제가 강화함으로써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견고하게 보호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3일 네이버, 카카오, 쿠팡,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 국내 주요 10개 온라인 쇼핑 플랫폼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민관협력 자율규제 규약 서명식을 개최했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회 전체회의를 통해 플랫폼 10개사를 대표해 한국온라인쇼핑협회(회장 전항일)가 제출한 '온라인쇼핑(중개) 플랫폼 부문 개인정보보호 민관협력 자율규제 규약'을 의결·확정했다.
민관협력 자율규제는 민간 주도로 보호기준 마련한 후, 개인정보위가 의결하고 민간이 이를 준수하는 방식이다. 사업자가 업계의 상황을 고려한 실질적인 개인정보보호 조치 방안을 제시하고 이행함으로써 개인정보 보호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이번 자율규약은 개인정보위가 추진 중인 '민관협력 자율규제' 제도의 첫 성과물로서, 앞으로 주문배달, 모빌리티, 구인·구직, 숙박, 부동산 등 주요 7대 분야로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기존에는 공동규제로 명명했는데, 민간과 협력한다는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 '민관협력 자율규제'로 명칭을 바꿨다"면서, "이번 민관협력 자율규약은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플랫폼 비즈니스 특성을 반영하여 사업자 스스로 추가적인 개인정보보호 조치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율규약 서명식에 참여한 강한승 쿠팡 대표는 "이번 자율규약으로 플랫폼 제공사업자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이용하는 판매자, 셀러툴사업자 등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이 훨씬 높아지고, 이용자가 더욱 안심하고 온라인쇼핑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마련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분야 자율규약의 주요 내용은 ▲오픈마켓 접근통제 강화 ▲개인정보 열람 제한 ▲개인정보 보호 활동 지원 등이다.
우선 판매자가 플랫폼에서 구매자의 개인정보를 조회하거나 이용할 경우, 휴대전화 인증과 같은 안전한 인증수단을 적용하고, 일정시간 동안 활동이 없는 때에는 자동으로 접속을 차단하는 등 접근통제를 강화한다.
판매자의 판매활동을 지원하는 셀러툴사업자는 플랫폼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협약을 체결하고, 플랫폼에 접속할 때에는 셀러툴사업자 뿐 아니라 지원하고 있는 판매자의 인증정보까지 확인한 후에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플랫폼 내에서 이용자의 상품·서비스 구매가 확정된 이후에는 판매자의 구매자 개인정보 열람과 내려받기가 제한된다. 구매가 확정된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즉시 마스킹 처리되고, 최대 90일이 지나면 판매자가 구매자 개인정보를 내려받을 수 없게 된다.
판매자의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플랫폼에서 공개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고, 개인정보 처리 시 판매자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교육 지원 역할도 플랫폼이 하게 된다.
이번 자율규약을 잘 이행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과징금·과태료 감경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개인정보처리자로서 준수해야 할 법정 의무 규정은 제외했기에 미이행 사업자에 대해서는 시정 권고 조치가 내려질 예정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현재 법령상 과태료 감면은 최대 50%까지 가능하며, (사업자들의 자율규제 적극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추가적 과태료·과징금 감경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개인정보위는 사업자들에 6개월 간의 자율적 개선 조치 기간을 부여하고, 내년 상반기 중 자율 규약에 대한 이행결과 점검 및 개선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다.
윤종인 위원장은 "이번 온라인쇼핑 자율규약 마련을 계기로 주문배달, 구인·구직, 숙박, 부동산 등 타 온라인플랫폼 영역에서도 민관협력 자율규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과태료·과징금 대폭 감경 등 인센티브를 확실히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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