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국내외 증시가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면서다.
최근 급락세를 이어온 증시가 어느 정도 저점을 형성했고,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예측해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것에 착안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는 두 자릿수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이달 들어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총 15개로 집계됐다. 이 중 인버스2X ETF 상품이 12개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이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가 18.1%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전체 ETF 수익률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17.93%(3위)를 기록했고, KBSTAR 200선물인버스2X(17.84%·4위), KOSEF 200선물인버스2X(17.84%·5위), ARIRANG 200선물인버스2X(17.64%·6위) 등으로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2X ETF는 매일 변동하는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2배수로 추종한다. 해당 상품들은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할 것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일간 수익률의 마이너스 2배를 추종한다.
최근 국내외 증시가 연일 폭락하면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2X가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3일 장 중 3% 가까이 빠지면서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14일에는 2500선마저 붕괴됐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미국 증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기업 우량주들로 구성된 S&P500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8.57% 빠졌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9.88% 하락했다.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들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들어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H)는 20.80% 하락했다. 이밖에도 KOSEF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가 -19.15%,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18.88%, TIGER 미국S&P500레버리지(합성 H) -18.87%,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18.66%,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18.60%,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18.17% 등이 크게 빠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KODEX 레버리지 ETF를 4천117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높은 매수세를 보였다. 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도 1천231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3천307억원어치 팔아치웠고, KODEX 인버스 ETF도 545억원어치 팔았다.
결과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에 베팅했지만, 증시의 추가 하락으로 손실을 보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 증시는 한동안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식시장을 전망하는 축은 세 가지인데,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여부, 중국 경기 회복,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 등"이라며 "전일(13일) 주가 급락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시기가 미뤄진 영향으로 봐야 하며, 이에 따라 코스피의 반등 시기도 그만큼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와 인버스2X ETF에 투자할 때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이 지수 방향성을 예측해 투자하기가 쉽지 않고, 해당 상품들은 음(-)의 복리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는 설명이다. 매일 변동하는 기초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와 곱버스 ETF의 가장 큰 리스크는 시장 방향성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이라며 "또한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상승하거나 하락한 기초지수가 다시 처음 ETF를 매수했을 때의 수준으로 돌아와도, 원금 회복이 안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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