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온라인 물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IT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물류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IT기반 기술을 디지털 전환이 비교적 더딘 물류 사업에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최근 글로벌 물류대란이 지속되면서 대다수의 국내 온라인 수출기업이 물류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지난달 20~29일 '물류이용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 기업 716곳 중 89.1%가 현재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물류 플랫폼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응답 기업 중 36%가 디지털 물류 플랫폼 제공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더욱이 정부가 주도해 물류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90.6%에 달했다. 다만, 이들 중 18.7%만이 디지털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삼성SDS는 IT기술 기반 수출입 물류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에 나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AI, 사물인터넷(IoT),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등 IT기술을 적용한 수출입 물류 플랫폼 '첼로 스퀘어(Cello Square)'의 중국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에는 동남아시아, 내년에는 미국, 유럽 등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첼로 스퀘어는 견적‧계약‧운송‧트래킹‧정산 등 물류 전 과정을 고객이 직접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물류 플랫폼이다. 향후 풀필먼트 서비스 등을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셀러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이커머스 전용 물류상품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AI·RPA 기술을 통해 업무 자동화는 물론,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SDS의 RPA솔루션 '브리티(Brity) RPA'를 통해 물류과정에 필요한 각종 문서를 신속하게 발급하고, 물류 트래킹을 자동화하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분석 플랫폼인 '브라이틱스 AI'는 항만 혼잡도를 예측해 선박 도착 예정일을 화주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현재 북미에 도착하는 선박의 정시성은 10%대에 불과하고, 특히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상해를 봉쇄하고 있어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화주들은 (화물을) 언제 선적할 수 있고, 어디쯤에 있고, 언제 도착하는지 등 물류 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이는 디지털 물류플랫폼 '첼로스퀘어'를 통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날로그 중심의 국내 물류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는 IT기업이 늘고 있다.
KT는 최근 화물 운송·중개 서비스 '브로캐리'(Brokarry)'를 선보였다. 물류 중개 중심의 플랫폼을 넘어 운송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 이에 더해 KT의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기반으로 아날로그 중심의 전통산업에 디지털 혁신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다.
'브로캐리'는 화물을 발송하는 화주와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를 연결해 책임지고 운송해 주는 화물 중개·운송 서비스다. 화주가 '브로캐리' 오픈형 주문시스템에 화물을 등록하면, 이를 차주 데이터베이스(DB)와 연동해 AI 플랫폼이 맞춤형으로 매칭해준다. AI 플랫폼을 통해 최적의 요금제로 투명하게 과금하고, 정산 대행 서비스를 제공해 화주의 업무 부담을 줄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지난 3일 AI기반 물류플랫폼 '카카오i 라스(Kakao i LaaS)'를 공식 출범하고, 물류계의 에어비앤비를 지향한다. '카카오i 라스'는 카카오의 AI기술을 기반으로 판매, 주문, 창고 관리까지 누구나 쉽게 물류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여행객과 숙박 업체를 매칭하는 숙박 매칭 서비스처럼 화주(화물업체)와 회원사(물류센터)를 쉽고 편리하게 연결·매칭해 주겠다는 컨셉이다.
또 주문부터 창고 및 재고 관리, 배송 등 물류 전 단계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수십 개의 쇼핑몰 주문을 한 번에 수집해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을 통해 쉽고 정확한 창고 관리를 돕는다. 더욱이 회원사는 기존에는 비워둘 수 밖에 없었던 물류센터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고객 유치에 대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국내 물류시장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디지털화가 상당히 낙후돼 있는 편이다. 더욱이 물류 설비 등을 직접 구축하려면 수많은 자원이 투입돼야 하고, 3PL 고정 계약시 시스템 유연성을 갖기 어렵다"면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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