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이라크 비스마야發 실적부진…그룹까지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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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NIC, 비스마야 프로젝트 재정감사 시행…새 계약서 제시 가능성 ↑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한화건설의 실적 부진이 그룹 지주회사인 한화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한화건설의 해외사업이 부진하면서 생긴 여파다.

해외사업장 매출 회복 지연이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실적 개선 흐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대신증권에 따르면 한화는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1% 줄어든 4천65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8% 늘어난 13조1천440억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은 66.26% 감소한 4천85억원으로 급감했다.

한화의 부진은 비상장사 자회사인 한화건설이 실적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룹의 실적 상승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한화건설의 매출은 5천870억원에서 6천485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4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66억원으로 감소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결 자회사인 한화건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한화건설의 해외사업장 매출회복 지연이 예상되면서 당분간 실적 개선 흐름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 CI. [사진=한화건설]
한화건설 CI. [사진=한화건설]

한화건설의 대표 해외사업장인 '이라크 비스마야(Bismayah) 프로젝트'가 한화건설 실적 부진에 이어 모회사까지 부진의 늪에 빠지게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지난 2월 한화건설 무보증사채에 신용등급을 부여하면서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진행에 연계한 해외사업 변동성을 주요 평가요소로 선정하고, 사업 정상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은 전체 수주규모 약 100억 달러(12조8천970억원), 지난해 9월 말 기준 계약잔액 약 7조원이다. 한화건설 착공 수주잔고의 32%(2021년 9월 말 기준, SI 프로젝트 포함)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다.

현재 이 사업은 지정학적 요인과 발주처의 재정 상태에 따라 속도조절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재까지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한화건설은 블록 단위 분할공급과 소유권 이전, 발주처의 미분양분 등에 대한 보완 약정을 체결, 재무적으로도 공사채권이 공사선수금 규모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리스크를 통제하고 있으나, 여전히 한화건설의 영업과 매출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매출실적은 수주잔고의 32%(SI프로젝트 포함 약 7조원)를 차지하는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 기성인식이 증가한 지난 2019년 약 4조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지연되면서 2020년 3조6천억원, 2021년 9월 말 누적 2조1천억원으로 축소됐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향후 영업실적 전망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진행 상황과 영업자산 회수 등을 지속해서 검토할 계획"이라며 "신용등급 하향 변동 요인으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관련 불확실성 증가가 하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사업 관련 재고자산 증가와 이라크 비스마야 공사미수금 회수지연 등에 따른 자금부담이 한화건설의 현금흐름을 제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이 정상화된다면 한화건설은 지난 2019년을 웃도는 수준의 영업실적을 기록할 수 있으나, 이라크 정부의 재정 악화와 공사 지연 상황이 이어질 경우 실질적인 '이익기여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에서 사업이 장기간 늦어지고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면서, 한화건설의 해외사업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는 지난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갔으나, 오는 2027년까지 사업이 밀렸다. NIC가 이 사업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팬데믹 이후 지속된 '슬로우다운(공사진행 지연)'에 공사미수금 회수지연까지 이른 시일 내 정상궤도에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슬로우다운에 돌입한 한화건설은 현재 10만 가구(60만 명 수용)를 짓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장에 약 100여 명에 불과한 인력을 배치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 이라크 NIC의 수하 알 나자르(Suha Daoud Najjar) 위원장은 한화건설이 주도하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에 대한 감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NIC는 글로벌 법무법인과 회계법인(딜로이트) 각 1곳을 선정하는 데 동의했다.

또한, 알 나자르 위원장은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감사와 함께 계약과 관련된 법적인 틀을 명확히 하고 새로운 계약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준공 시기가 당초 늦어지면서 이라크 정부 차원에서 지연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 계약 제안 역시 사업이 연장되면서 연장계약서 초안을 이라크 정부에서 준비하는 작업으로, 아직 회사와 본격적으로 협의가 표면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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