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자율주행 통신표준으로 차량용단거리통신기술(DSRC, WAVE)과 셀룰러 차량간 통신기술(C-V2X)에 대한 선택을 유보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과 중국은 C-V2X에 올인, 보이지 않는 자율주행 패권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사실상 자율주행 통신표준으로 C-V2X에 올인한 모양새다.
◆ 불확실성 제거한 미국…신호 없는 고속도로 달린다
미국은 지난 20년간 공공과 민간 부문의 구분 없이 미국 교통부(USDOT), 인프라 소유기관 및 운영기관(IOO), 자동차 제조업체, 장비업체, 교통안전 관련 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커넥티드카 전환을 바탕으로 더욱 안전하고 스마트한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차량사물통신(V2X) 기술을 DSRC에서 C-V2X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V2X는 자동차가 자율주행하기 위해 도로 위에 있는 다양한 사물들과 소통하는 기술을 말한다.
FCC의 중대 결정은 미래 교통 시스템 혁신에 단초를 제공한다는 의견과 함께 기술 전환에 대한 궁금점으로 이어졌다.
FCC는 지난해 11월 5.9GHz 주파수 용도 변경방안을 확정하고 지난 7월 2일부터 시행에 돌입했다. 이는 미국서 5.9GHz 주파수에 대해 차세대 와이파이 용도와 함께 C-V2X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자율주행 통신표준에 대한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데 영향이 크다.
다만, C-V2X로 기운 상황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들어서면서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기존 DSRC(웨이브) 진영과 미국 교통부가 C-V2X에 반기를 든 상황이었기 때문. 정쟁의 영향으로 공화당이 추진한 C-V2X 진영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큰 변화 없이 C-V2X로 순항하면서 오히려 땅이 굳는 상황이 전개됐다.
민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미국의 포드사는 오는 2022년 생산 차량 일부에 C-V2X 기술을 탑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포드사의 결정에 따라 타 제조사 역시 비슷한 로드맵을 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미국 교통부(USDOT)와 운송 엔지니어 협회(ITE)가 V2X 생산 차량의 도로 운행 대비를 위해 커넥티드 교차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등 C-V2X 기술 이행에 필요한 문서화된 사례를 남기기 위한 노력이 각 부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 중국, 단일표준 확정 후 '급가속'
중국은 미국보다 한발 앞선 지난 2018년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제(ITS) 통신표준으로 ‘C-V2X’ 단일 표준을 확정했다.
발 빠른 단일표준 채택은 곧 관련 특허 확보라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통신학회가 발표한 ‘차량인터넷 지적재산권 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9월 기준 전세계 자동차 통신기술 관련 특허 11만4천587건 가운데 C-V2X 차량인터넷 통신기술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국가는 중국이다. 관련 특허 가운데 무려 52%를 점유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가 릴리즈14를 통해 LTE-V2X 표준 규격을 완성한 이후, 시장 성숙도와 액세스 계층, 네트워크 계층, 메시지 계층, 보안 등 주요 기술의 표준화 진행 속도 등을 감안해 차량인터넷(IoV)이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기 위한 20개 부처로 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시작됐다.
게다가 중화인민공화국 공업과 정보화부 또한 20MHz 대역폭 기반의 C-V2X 전용 대역 구축을 목표로 차량 차량인터넷에 적용되는 직접 연결 통신 행정 규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민간 사업자 역시 기민하게 움직였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지난해 차량인터넷용으로 마련된 국가 차원의 스마트 차량 혁신 개발 전략에 따라 C-V2X가 적용된 스마트 차량의 대량 생산에 돌입했다.
중국은 C-V2X가 신규 차량의 절반에 탑재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까지 C-V2X 대규모 구축에 나설 것을 예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90개가 넘는 중국 내 도시들은 커넥티드 지능형 고속도로와 도시 도로의 잠재적 이점을 실현하기 위해 현지 무선 네트워크 운용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도로변장치(RSU)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19년 1월 차이나유니콤과 화웨이는 5G-V2X 자율주행 혁신 플랫폼을 구축한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볼보와 함께 중국 내. 5G-V2X 기술 발전을 위한 전략협력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 달리는 C-V2X, 우리나라도 실증 단계 돌입
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C-V2X 개발과 도입에 앞장서고 있는 까닭은 C-V2X에 대한 연결성과 안정성 등의 특성이 미래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확인에 의해서다.
실제로 C-V2X가 탑재된 차량은 위치, 속도, 기타 중요 정보를 가까운 차량에 전달하며 강력한 가상 센서로써 역할을 수행하며 움직임을 예측하고,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연구와 실험에 따르면 C-V2X는 제한된 가시선과 짧은 범위의 교차로에서도 DSRC에 비해 더욱 견고한 신뢰성을 발휘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C-V2X는 자율주행 기술을 염두에 둔 새로운 시대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C-V2X는 4G 및 5G 네트워크와 상호보완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그에 수반되는 부가가치도 무시할 수 없는 주요 장점이다. 5G V2X는 진화된 인지 능력을 기반으로 협동 주행과 실시간 인프라 업데이트 등을 실시한다.
5G 네트워크를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저지연성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모바일 브로드캐스트를 발전시켜 커넥티드 자율주행차량을 위한 주요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5G V2X는 자율주행차에 직접 통신을 제공하는 미래 지향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라며, “시장 지배력 강화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확인이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정부가 지난 8월 C-ITS 전국구축계획을 발표하며 C-V2X에 대한 공식적인 시범과 실증 사업 기회를 확정했다. 즉, C-V2X를 국내에서도 실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로써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탁월한 기술 채택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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