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잘 나가던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성장세가 멈춘 가운데 CJ올리브영의 독주 체제가 견고해지고 있다.
반면 한 때 롯데쇼핑과 GS리테일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롭스와 랄라블라는 연이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H&B스토어 시장 규모는 1조7천8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9% 감소했다. 이는 3년 전인 2017년과 비슷한 시장 규모다.
이처럼 시장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CJ올리브영만 홀로 선방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홈페이지에서 확인되는 CJ올리브영의 전국 매장 수는 1천258개다. 전년 매장 수인 1천259개를 거의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3년 사이 점포 수 추이를 봐도 CJ올리브영은 2018년 1천198개, 2019년 1천246개, 2020년 1천259개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지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 들어서도 매출 급감과 함께 누적 적자가 커졌다. 올 2분기 H&B사업(랄라블라)이 포함된 기타 사업부문 영업손실은 292억원을 기록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부터 '공통 및 기타'에 합산해 실적을 발표한다. 랄라블라의 매출 규모가 GS 매출 비중의 1%대로 줄어들자 별도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G리테일은 수익성이 악화된 랄라블라 점포들을 폐점시키고 있다. 실제 ▲2017년 186개 ▲2018년 168개 ▲2019년 140개 ▲2020년 124개로 줄였고 올 상반기에는 97개로 축소됐다. 이 같은 부진에 랄라블라는 전국 GS25 매장 300곳에 뷰티 전용 매대를 운영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롯데쇼핑 롭스도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롭스가 포함된 롯데쇼핑의 '기타 사업' 부문은 지난해 2천660억원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영업 손실 1천930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매출이 줄고 영업 손실이 커지자 롯데쇼핑은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9년 말 131개였던 롭스 매장을 지속 줄였고 올해 3분기 기준 전국 70개 남은 롭스 매장을 4분기에 50여개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되면 2년 여만에 롭스 매장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10년 전까지 로드숍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뷰티업계가 내림세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CJ올리브영이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CJ올리브영의 '옴니채널'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CJ올리브영은 초기 기세를 몰아 매장을 늘리며 인지도를 높였다. 단순히 뷰티 편집숍이 아닌 '헬스'와 '뷰티' 양 축을 강화하며 차별화된 경험에 집중했다. 온리(only)가 아닌 옴니(omni) 채널 고객을 확보할수록 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온·오프라인 간 빅데이터를 취합해 다양한 구매 경로를 쫓으며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반영했다. 최근에는 뷰티 카테고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건강식품, 건강용품 등을 지속해서 확대해 헬스 카테고리도 적극적으로 육성 중이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CJ올리브영이 온라인을 강화하면서도 매장과 협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 했고 온·오프라인 간 상품과 행사 등에 차이를 두지않는 연계서비스로 접근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며 "구매한 상품을 고객 주소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포장·배송하는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고 평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