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중흥그룹이 현재 대우건설 인수합병을 위한 실사 작업을 마무리 중으로 조만간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와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연내 모든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지난 8월 중순부터 법무법인 광장과 회계법인 삼일PwC와 함께 대우건설 인수합병을 위한 상세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8년 해외사업 우발채무를 발견되면서 매각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보니 이들 실사단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실사에 나선 상황이다.
당시 호반건설은 우협대상자 선정 이후 3천억원 가량의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사업 관련 부실을 발견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6년 4분기에 1조원이 넘는 부실을 한번에 털어낸 상태였기 때문에 해외현장에서 비슷한 리스크가 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호반건설은 인수를 포기했다.
KDBI와 대우건설은 여러차례 재무구조를 검토하고 해외 대형 공사수주를 지양하면서 부실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본다. 이대현 KDBI 회장은 7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과거 호반건설 사례처럼 중간에 매각이 무산될 경우 상처가 큰 만큼 그동안 철저한 사전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품을 작업에 돌입했다. 중흥은 대우건설 인수와 계열사 편입 이후 독립경영을 기조로 한 그룹의 미래 비전과 청사진을 준비 중이다. 계열사들이 기존에 가진 장점을 계속 살려 나감으로써 대우건설 인수가 그룹의 '중복 리스크' 보다는 '동반 시너지 효과'로 작용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흥의 브랜드 'S클래스'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를 각기 별도 브랜드 체제로 운영된다. 또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해외사업 투자에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건설 부채비율(247.6%)을 중흥그룹과 비슷한 수준(105.1%)으로 낮춰 자산 건전성을 확보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략 3조8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내실경영을 통해 자체 수익성을 높이고 동시에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그룹 계열사들이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매각 작업이 종료되면 건설업계 내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이후 시공 능력평가 기준 업계 2위로 껑충 뛰게 된다.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기존 9조2천70억원, 재계순위 47위에서 19조540억원으로 21위까지 오른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정창선 중흥 회장의 의지가 강하다보니 연내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가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KDBI와 협의를 통해 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조가 여전히 산업은행이 밀실·특혜로 얼룩지게 만들었다고 거세게 반발하는 등 불안요소도 남아있다.
중흥그룹 측 관계자는 이날 "내실경영을 통해 대우건설의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순차적인 방식으로 대우건설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이라며 "철저한 독립경영을 보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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