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속 위기관리 기능을 강화하면서 채무관리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인 기업이 지난해 상반기 61곳에서 올 상반기는 23곳으로 크게 줄었고,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좀비기업'도 지난해 상반기 16개에서 올 상반기 9곳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한국전력공사·아시아나항공·호텔롯데·금호타이어 등 9개사는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의 불명예를 안았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이마트·대한항공 등 13곳은 2019년과 2020년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으나 올 상반기 이 수치를 1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1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 중 금융사를 제외한 413개 사 중 3년간 수치가 비교 가능한 259곳을 대상으로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23곳이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상반기 기준 2019년 37개 사에서 2020년 61개 사로 24곳이 증가했다. 반면 올해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1 미만 기업이 지난해 동기 대비 38곳 감소했다. 이는 각 기업이 코로나19라는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동시에 이자 상환 능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59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올해 상반기 10.3배로 지난해 동기 4.3배보다 6.0배 상승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5.2배와 비교해도 5.1배 오른 수치다.
이는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기업들이 코로나19 위기관리를 위해 채무관리 기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또 낮은 금리로 인해 이자비용이 줄어든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사 대상인 259개 기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85조5천201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105.2%(43조8천481억원)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8조3천30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4.7%(1조4천338억원) 감소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대폭 개선됐다.
2019~2020년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으나 올해 이를 벗어난 기업은 13곳으로 조사됐다. 해당 기업은 LG디스플레이·이마트·대한항공·HMM·롯데글로벌로지스·OCI·서연이화·두산건설·서진오토모티브·대유에이텍·덕양산업·세종공업·화신 등이다.
이들 탈출 기업 중 HMM은 이자보상배율 12.9배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이어 ▲OCI(9.8배) ▲LG디스플레이(5.5배) ▲서연이화(4.9배) ▲화신(3.3배) ▲세종공업(3.1배)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아시아나항공·호텔롯데·삼성중공업·한국서부발전·금호타이어·한진중공업·쌍용자동차·STX 등 9개사는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을 기록 중이다. 다만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작년 상반기 16개 사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9곳으로 줄었다.
최근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롯데쇼핑·한국남부발전·코리아세븐·모베이스·남양유업 등 5곳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기계·설비의 이자보상배율이 0.2배로 유일하게 1미만이었다. 공기업은 1.3배, 유통은 1.4배로 영업이익 대부분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또 ▲에너지 2.5배 ▲상사 4.6배 ▲운송 4.9배 ▲통신 6.0배 ▲건설 및 건자재 7.3배 등을 기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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