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현재 급격한 콘텐츠 제작비 상승이 과연 합리적인가" vs "미국의 5분의 1도 안된다. 볼만한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면 플랫폼은 더 성장한다"
유료방송업계 '콘텐츠 대가 분쟁' 이해당사자인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가 '제작비 상승에 따른 콘텐츠 비용 상승'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8일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유료방송시장 콘텐츠 거래 합리화 방안'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유료방송시장에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의 등장에 따른 급격한 구조 변화로 인해 '합리적인 콘텐츠 이용대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PP인 CJENM과 IPTV사인 LG유플러스는 대가 지급 갈등으로 소송전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이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는 국내외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합리적 거래구조 마련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 플랫폼 본부장은 "우선 낮은 ARPU 대신 넓은 커버리지와 이에 따른 광고를 선택하는 우리 시장의 독특함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급격한 시장 변화에 따라, 기존 방식이 작동하지 않음으로써 관련한 많은 사업자가 혼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현재 우리 시장에서 PP는 더 많은 가구에 채널을 송출하기 위해 낮은 요금 대에 서비스하기를 원한다"며 "ARPU가 낮은 대신, 넓은 커버리지에 의한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시장에 디지털 인팩이 들어오면서 TV 광고가 줄고 디지털 광고가 늘었다"며 "이에 모든 로직이 디지털 인팩 속에서 아주 많은 영향을 받고 있고, 또 기존의 방식이 작동하지 않아서 아우성이란 전제를 하면, 어디는 흑자이고 어디는 적자, 이런 말보다는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혁 본부장은 '급격한 제작비 상승'을 콘텐츠 대가 분쟁의 하나로 지목했다.
김 본부장은 "제작비 상승의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 주연배우의 급격한 몸값 상승 등이 대부분 제작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이것이 합리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작비가 과연 왜 상승을 하고 적절한 규모이며, 시장이 받아줄 수 있는 규모인지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는 글로벌 OTT의 공격적 투자도 있을 것이고, 스튜디오라는 새로운 산업의 등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IPTV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만큼 콘텐츠 대가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학계 주장에 대해선 "고객 획득 방법 자체가 다르다"며 반박했다.
이에 앞서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숭실대 교수)은 발제를 통해 "유료방송시장 규제의 틀을 자율거래 원칙을 적용하되, 사회적 개입 근거를 확보할 수 있는 '규제된 자율 거래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현행 IPTV 사업자들의 콘텐츠 수익 배분 비율을 SO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요금 인하를 마케팅 수단으로 쓰는 SO와 달리, IPTV는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기 때문에 모수가 달라진다"며 "이처럼 다른 고객 획득 방법으로 분모가 다르기 때문에 분자와의 비율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입자 규모에서는 IPTV 53%지만 프로그램 사용료 규모는 63%"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이 모든 것들의 논의를 위한 라운드 테이블이 필요하다"며 "지상파, 종편 등 모두 어떻게 벌고, 어떻게 나누는지, 또 인프라 투자와 서비스 개발 등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공개해 객관적으로 보고,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대표해 이 자리에 참석한 서장원 CJ ENM 전략지원실장은 "볼만한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면 플랫폼은 더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서 실장은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한다"며 "미국 다음으로 경쟁력 있다고 손꼽히는 우리 콘텐츠 시장의 성장은 국내 전체 산업 규모 성장, 수많은 제작사 육성과 고용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기생충 등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지만, 제작비는 미국의 5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라며 "경쟁력은 있는데 제작비가 국제 경쟁력 대비 높지 않은 것은 그만큼을 충당해줄 재원 구조가 갖춰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서 실장은 "아울러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제작비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이에 국내 제작사들은 이들만큼 제작비를 투자하지 못하면 창작자들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볼만한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면 플랫폼은 더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혁 본부장이 제안한 '라운드 테이블' 운영에 대해서는 "이를 통해 배분 비율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찬성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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