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그간 지지부진했던 삼성전자의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총수 부재' 리스크 해소 측면에서 삼성그룹주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중단됐던 대규모 투자 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다만 주가가 의미있게 상승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전일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출소할 예정이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이 총수 부재에 따른 그룹 컨트롤 타워 공백 해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합병(M&A), 대규모 투자 등 의사 결정 지연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며 "대규모 투자 집행 등 빠른 의사 결정이 절실했던 반도체 부문의 투자가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물산 중심의 지배구조 공고화는 물론 이 부회장이 상속세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을 포함한 기타 관계사들의 주주 친화 정책 강화는 필연적이 될 것"이라며 배당 수입 증가로 인해 소액 주주의 수혜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등 그룹주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 결정과 M&A 등 구체적인 액션이 필요하다"며 "가석방 자체만으로는 큰 주가 변동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으로 반짝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7만원대를 횡보하던 주가는 이달 들어 3.82% 상승하며 8만원대를 회복했다. 외국인이 8천480억원, 기관이 6천679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1조5천698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발표한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건설과 관련한 세부적인 투자 계획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첨단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식화했지만, 투자 규모 외에 건설 지역과 시기 등 세부 내용은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M&A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3년 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 실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인공지능(AI), 5G, 전장 등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되는 분야에 대한 M&A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슈가 삼성그룹주 주가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수감돼 있다고 해서 삼성그룹이 안돌아간 것은 아니다. 가석방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그룹주의 주가는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0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1.35% 하락한 8만4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물산(-2.46%), 삼성에스디에스(-2.14%), 삼성생명(-0.78%) 등도 내림세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5%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삼성증권(2.00%), 삼성SDI(1.54%) 등도 오르고 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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