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막걸리에 취한 MZ세대…'아재술' 힙한 주류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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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힙한' 막걸리 수요 일으키며 대세 이끌어…전문점도 '봇물'

지평 이랑이랑 막걸리, 복순도가 신규 막걸리 제품 [사진=이마트, 복순도가]
지평 이랑이랑 막걸리, 복순도가 신규 막걸리 제품 [사진=이마트, 복순도가]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아재술'로 불리던 막걸리가 진화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며 스파클링 막걸리나 생맥주 스타일의 막걸리 등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소매시장 규모는 2016년까지 3천억원대에 머물렀으나 2018년 4천억원대, 2019년 4천500억원대, 지난해 5천억원대로 성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품질 좋은 곳을 선정하는 '찾아가는 양조장'도 전국 2개소로 시작해 2019년 38개소, 지난해 42개소로 늘었고 올해 4개 양조장이 신규 선정돼 46개소로 증가했다. 이들 양조장의 매출액도 지난해 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신장했다.

이전에 막걸리는 '아재술'(아저씨술) 또는 '노동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막걸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며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소비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MZ세대에게 인기끄는 막걸리…제품도 '진화 중'

실제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전체 막걸리 매출 중 2030대의 비중이 2018년 1분기 8.9%에서 올 1분기 15.6%로 두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20대는 3.5%에서 6.3%, 30대는 5.4%에서 9.3%로 각각 증가했다.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도 2018년 19.2%, 2019년 16.7%, 2020년 23.2%에 이어 올 1분기 29.8%까지 치솟았다.

CU는 최근 가수 나훈아의 유행곡 '테스형!'을 모티브로 만든 '테스형 막걸리'를 선보였다. 테스형 막걸리는 경기 포천시 이동면 지역 천연 지하 암반수를 활용해 수작업으로 생산한 밀입국(밀로 만든 누룩)으로 제조했다. 밀입국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담백하고 묵직한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으로 뒷맛이 깔끔하다.

국순당은 저도주 프리미엄급 막걸리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제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1년만인 지난달(4월) 말 누적 판매량 130만병을 돌파했다.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제품명처럼 열처리한 유산균 배양체가 한 병당 1천억개 이상 들어 있고 장내 유익균의 먹이 증식에 도움을 주는 프락토올리고당도 함유했다. 캠핑과 야외 나들이 등 최근 여가 트렌드에 발맞춰 패키지를 기존 페트병에서 휴대와 음용이 편리한 캔 용기로 다변화한 것도 특징이다.

지평주조 또한 지난해 하반기 스파클링 막걸리 신제품 '지평 이랑이랑'을 출시했다. 지평이랑이랑은 이마트와 지평주조가 손잡고 출시된 제품으로 탄산감을 극대화한 스파클링 막걸리다. 기존 막걸리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를 사로잡았다.

한강주조는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콜래보한 '표문막걸리'를 새롭게 출시했다. 올드한 시골 술로 취급받던 막걸리의 기존 이미지를 뒤집자는 의미에서 '곰표'를 거꾸로 표기한 '표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더본코리아 막이오름 건대점 [사진=더본코리아]
더본코리아 막이오름 건대점 [사진=더본코리아]

◆ 백종원 '막이오름'·이동주조 '하루의이막' 등 막걸리 전문점도 '봇물'

또한 최근에는 막걸리를 생맥주처럼 파는 막걸리 전문점이 급부상하고 있다.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포천 이동막걸리로 유명한 이동주조 등 유명 업체들이 '생맥주식' 막걸리 전문 매장을 잇달아 내고 있는 것이다.

매장 확장 초기인 더본코리아(막이오름)와 이동주조(하루의이막)의 매장들은 건대입구 먹거리골목 쪽에 모여 있어 기존 막걸리 전문점 1위를 고수하던 배상면주가(느린마을양조장)와의 '3자' 경쟁 구도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먼저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말 캐주얼 막걸리 바 브랜드 '막이오름' 건대점을 오픈한 후 가맹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막이오름 건대점 또한 백종원 대표가 새롭게 고안한 '생맥주식 막걸리+바(bar)' 형태의 매장으로 꾸며졌다. 생맥주를 효모와 거품, 적절온도가 최상으로 유지되도록 보관한 통인 '케그(생맥주 저장용기)'를 통해 바로 따라 마시는 방식을 막걸리에도 적용한 것이다. 매장 인테리어도 옛날 전통주 느낌이 아닌 트렌디한 '생막걸리 전문 바' 콘셉트로 꾸몄다.

포천 이동막걸리로 유명한 이동주조1957는 하루의이막과 협력, 지난해 건대에 막걸리 매장 '하루의이막'을 열었다. 해당 매장 또한 스파클링 막걸리를 케그 통에서 유리잔에 바로 담아 판매하는 '막걸리 바' 콘셉트 매장이다. 메뉴 또한 껍데기떡볶이, 수비드닭가슴살무침 등 퓨전 음식으로 준비됐다. 인테리어도 보라색 조명을 바탕으로 '바'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배상면주가 또한 건대입구 상권에서 막걸리 전문점인 느린마을양조장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느린마을은 다양한 퓨전 막걸리를 통해 이미 막걸리 전문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느린마을양조장은 올 초 기준 현재 전국에 약 3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국순당도 우리 술 전문주점 '백세주마을' 매장에서 메뉴 다양화를 시도하며 막걸리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매장은 수제맥주 전문점처럼 막걸리 샘플러 메뉴 등도 내놓고 있다. 삼성점, 종각점 현재 두개 매장이지만 차츰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막걸리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층에게 주목받지 못했던 막걸리가 소주·맥주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젊은 양조인도 늘어나며 막걸리 매장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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