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한 전향적인 지원책으로 '면세한도 상향'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면세한도는 7년째 600달러(약 67만원)에 머물고 있다. 주변국들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다는데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되며 상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게다가 최근 면세한도를 대폭 상향한 중국면세점이 국내 면세점을 제치고 전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면세점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한도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 "33년 새 고작 200달러 올랐다"
1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한국면세점협회는 정부에 면세한도 상향을 공식 요청할 방침이다. 이른 시일내 건의서를 작성해 정부에 공식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약 2천달러(약 226만원)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국면세점협회 관계자가 기획재정부 관세제도과 관계자들을 만나 업계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면세한도, 구매한도 관련 시행규칙 개정을 정식 건의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외국이나 면세점에서 구매해 국내로 반입하는 물품은 1인당 600달러까지 면세이다. 면세 구매한도는 5천달러다. 지난 1988년 400달러였던 면세한도는 26년 만인 2014년 상향 조정되고, 구매한도는 지난 2019년에 상향 조정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 사이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14년 3천95만원에서 지난해 3천747만원으로 21% 늘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한도가 33년 사이 200달러가 올랐을 뿐인데 이 기간 해외여행객과 국민소득 증가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착륙 관광 비행이 활성화되며 그나마 숨통을 터주기는 했으나 면세업계의 어려움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중국처럼 면세한도를 상향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 면세한도 상향하고 날개단 中…국내免 "경쟁력 잃을수도"
국내 면세점들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과 무착륙 관광비행 시행 등의 현재 정부 지원책은 말 그대로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전향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면세한도를 대폭 상향하고 나서며 필요성은 더욱 대두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이난 지역의 면세한도를 10만위안(약 1천756만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등 자국 면세점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애초 한도도 우리나라와 비교해 8배 가까이 높았는데 그 격차가 25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그 결과 전 세계 면세점 시장이 코로나19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지난해 4위에 머물렀던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은 롯데와 신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주변 국가나 우리나라의 경제력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이지 못한 규제라는 견해도 나온다. 일본의 면세한도는 20만엔(약 207만원) 수준이다. 미국은 괌 등 자국령 여행객에게 1천600달러(약 181만원)까지 허용하고 있다.
한 대형면세점 관계자는 "향후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했을 때 국내 면세점들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면세한도 상향은 꼭 필요하다"며 "정부가 더욱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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