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 삼성전자가 연내 50조원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미국과 한국에 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반도체 공급난 회의에서 반도체 업체들에 투자를 요청해 삼성전자도 투자 발표를 서두를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늦어졌던 경기도 평택 제 3공장(P3) 투자 계획도 연내 공식화될 가능성이 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달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공장 추가 설립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빠른 내달 투자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건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내달 하순 열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이 회담을 고려해 투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19개 기업을 불러 반도체 공급난 회의를 열었다. 반도체에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들 기업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사실상 자국 시장에 대한 투자 압박 성격이 짙었다.
회의 후 인텔은 생산 라인 중 일부를 공급난이 심각한 차량용 반도체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대만 TSMC는 120억 달러를 투입해 설립할 애리조나 공장에 파견할 1천명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경쟁사들이 이같이 화답하는 상황에서 투자 계획 발표를 늦추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 뉴욕, 애리조나 등에서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이들 주 정부는 저마다 1조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내걸고 삼성전자에 구애를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도 연내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평택 P3 공장의 투자계획이 하반기에 공식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P3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갔으며 연내 외관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평택 P3 라인은 길이 700m, 연면적 70만㎡로 세계 최대 수준 규모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초미세공정 등을 감안하면 각각 30조원이 투입된 P1, P2보다 많은 40조원 수준의 투자가 P3에 집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연초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P3 라인의 착공을 공식화하고 투자계획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이 부회장으로 구속으로 투자 발표가 늦어졌다.
그러나 인텔, TSMC 등이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도 투자 계획을 결정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예상대로 투자 계획을 확정 지으면 미국과 한국에서 반도체에 집행되는 투자액이 50조~7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정세는 물론 경쟁사들 투자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도 투자 발표를 서두를 수 밖에 없다"며 "투자 발표로 삼성 브랜드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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