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엑시트(투자회수)'가 활성화 하려면 미국 실리콘 밸리의 '페이팔 마피아'처럼 국내에도 '카카오 마피아', '배달의민족 마피아'가 나와야 합니다."
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3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최한 '스타트업 엑시트 생태계 전략연구' 최종 보고회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해 엑시트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이팔 마피아'란 이베이에 페이팔을 매각한 자금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하거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페이팔 출신 인사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리드 오프먼 링크드인 설립자, 스티브 천 유튜브 설립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업 창업 및 벤처 투자 등을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쿠팡·우아한형제들·하이퍼커넥트 등 엑시트 성공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M&A)에 성공한 '앙트레프레너(혁신가)'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여하는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외국자본 매각 및 해외 증시 상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내 인식 전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유 교수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6조에 가까운 돈을 기부하는데, 이를 스타트업 생태계 밑거름으로 쓰면 스타트업이 매출 발생 전 구간인 '데스밸리'를 넘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좁은 문을 뚫고 성공한 혁신가를 위한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예우해주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넘어 엑시트에 성공한 '엑시콘'이 될 수 있도록 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초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엑시트 성공 여부를 추적 관리 하는 시스템이나, 유니콘 이전 단계 스타트업의 엑시트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대기업이 스타트업 인수 시 지분 취득에 따른 각종 의무를 일정 부분 완화·유예하는 소프트 랜딩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현재 대기업이 스타트업 지분을 일정 규모 이상 인수할 경우, 계열회사 간 상호출자·채무보증 금지, 특수관계인의 거래 금지 등 각종 규제가 적용돼 스타트업 M&A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규제 개선 필요성도 제시됐다. 세계 VC 투자의 30%가량은 CVC를 통해 이뤄질 정도로 CVC는 스타트업 생태계 '큰 손'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대기업 지주회사가 CVC를 설립할 수 있는 공정거래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100% 자회사 형태로만 CVC를 설립하게 하는 등 규제가 남아있다.
최성진 코스포 대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언어가 달라 통역관 역할이 필요한데 그게 CVC 같은 주주"라며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제약이 많아 아직 많은 지주사가 CVC 설립을 망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 제약을 없애 CVC 같은 중간조직을 활성화해야 스타트업 M&A를 활성화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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