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SK그룹의 바이오 계열사들이 진격을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키운 SK바이오팜이 지난해 성공적으로 상장한데 이어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키운 SK바이오사이언스도 상장의 결실을 앞두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공모가를 확정해 9~10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주당 4만9천~6만5천원이다. 이에 따라 공모 예정금액은 최대 1조5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만큼 공모가가 희망범위 최상단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K그룹은 SK바이오팜에 이어 또한번 바이오 잭팟을 터트리는 셈이다.
SK바이오팜이 최태원 회장의 '30년 뚝심'의 결과물이라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창원 부회장의 '15년 인내'가 바탕이 됐다.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은 SK그룹 안에서 '따로 또 같이'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 분야에서는 나란히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SK는 1993년 대덕연구원에 연구팀을 꾸리면서 제약사업에 도전했고, 최 회장은 2002년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으로 키운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 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둬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장기투자를 바탕으로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최 부회장은 15년 전부터 바이오사업 육성을 본격화했다. 2006년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 오른 그는 차세대 먹거리로 백신사업을 점찍었다. 이어 2008년 5천억원을 투자했고, 2012년에는 안동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공장을 세웠다.
코로나19 사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유통 등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도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노바백스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에 공급될 물량을 원하는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질병관리청과 백신 공급 계약도 맺은 상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방문해 "다음 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처음 출하되고, 2월 26일에는 역사적인 국내 첫 접종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설립한 게이츠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제백신연구소와 장티푸스 백신 임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글로벌 기구 PATH와 소아장염 백신을, 사노피 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각각 개발 중이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몸값도 이미 상장 준비 당시보다 두배가량 뛰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관사 선정 당시 기업가치 약 3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4조~5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편 SK그룹은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이후로도 바이오 진격을 이어갈 전망된다. 세 번째 주자는 원료의약품 생산법인(CMO)인 SK팜테코가 유력하다. SK팜테코는 2022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 바이오 기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직상장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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