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재입찰에서도 유찰의 쓴맛을 봤다. 초유의 '2연속 유찰'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제1터미널 면세점 재입찰을 마감한 결과 모든 구역이 유찰됐다고 22일 밝혔다. 사유는 당초 참여가 예상됐던 신라, 현대백화점면세의 불참으로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서다.
이번 재입찰 대상 공간은 DF2(향수·화장품), DF3·4(주류·담배), DF6(패션) 등 대기업 4개 사업권과 중소·중견기업 대상 전품목 2개 구역(DF8·9) 등 총 33개 매장이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초 입찰 공고를 발표하며 임대료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 고정 임대료를 매출 연동형으로 바꿨고, 임대료 감면 기간도 지난해 월별 여객 수요 60% 이상을 회복하기까지로 늘렸다. 이는 업계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당시 업계는 인천공항공사 측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환영하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10년간의 영업이 보장된 이번 재입찰이 흥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기도 했다. 특히 공격적으로 면세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다크호스'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 국면에 접어들며 상황이 급변했다. 면세 시장은 다시 한 번 얼어붙었고,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4일까지가 마감 기간이었던 입찰 신청서 제출 기한을 지난 21일까지로 연기했다.
여기에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찰 불참을 결정하면서 결국 유찰로 이어지게 됐다. 롯데와 신세계면세점은 각각 2개, 1개 사업권에 응찰했으며 중소·중견 면세점은 그랜드면세점이 1개 사업권에 응찰했다.
신라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참가하지 않을 시 인천공항 제1터미널 사업을 정리하게 되는 상황임에도 '내실경영'을 이유로 불참 결정을 내렸다.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이 큰 상태에서 투자를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어 입찰 불참을 결정했다"며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며 안정적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마지막까지 입찰 참여 여부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 대상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단숨에 면세업계 '빅 4' 구도를 굳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사업을 확장할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 따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결국 불참을 선택했다.
또 올해만 서울 시내면세점 2호점 동대문점을 열고,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했던 DF7(패션) 부문을 확보한 만큼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올해만 시내·공항 면세점 2곳의 사업을 시작해 면세사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에 따라 당분간 신규 점포들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고, 향후 예정된 제2터미널 면세점 입찰 등을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23일 공고를 내고 재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2개 사업자가 참여했지만 각 사업권에 1개 사업자가 지원해 경쟁 입찰 성립이 되지 않았다"며 "재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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