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글로벌 야심작' PK마켓…올해 12월 공들인 美 진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심작인 'PK마켓'을 이르면 올해 12월, 늦어도 내년 초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오픈한다. 'PK마켓'은 '아시안 푸드'를 콘셉트로 한 프리미엄 슈퍼마켓이다. 이마트는 PK마켓 오픈을 기점으로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에 더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당초 지난해 하반기쯤 미국 LA 사우스 올리브 스트리트 712번지에 오픈하려 했던 'PK마켓'을 올해 12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마트는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후 베트남에 이어 미국 시장을 해외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 현지 유통업체를 사들이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이곳에 'PK마켓'을 오픈하기 위해 지난 2018년 9월께 10년 만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건물은 1917년 건립돼 103년 역사가 있는 건물로, 완공 당시 '빌레 드 파리' 백화점이 입점할 정도로 LA 다운타운의 중심 상업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또 시청 등이 있는 '히스토릭 코어(Historic Core)'와 사우스 파크, 금융 지구가 만나는 지점에 있고 전철역도 가까워 유동 인구가 많아 'PK마켓' 1호점을 오픈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마트는 기대와 달리 재개발 공사가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PK마켓' 1호점 오픈 시점을 예고했던 때보다 1년 여 가량 연기시켰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현지 유통 시장이 불안한 상태인 것도 한 몫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 전체 시설에 대한 허가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국내와 달리 미국은 시설별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데 이 과정이 상당히 길어지고 있어 예정보다 오픈 시기가 늦춰지게 됐다"며 "PK마켓 오픈 시기는 아마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PK마켓' 오픈 지연에 따른 시장의 우려와 달리 이마트는 미국 현지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이마트는 'PK마켓'을 오픈하기에 앞서 지난 2018년 미국 현지 유통업체인 굿푸드 홀딩스도 2억7천500만 달러(약 3천75억 원)에 인수했다. 굿푸드 홀딩스가 미국 사업 연착륙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굿푸드 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 레이지 에이커스, 메트로폴리탄 마켓 등 3개 유통 브랜드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이마트가 해외 현지기업을 인수한 것은 굿푸드 홀딩스가 처음이다. 또 굿푸드 홀딩스는 지난해 말 현지 식료품 소매점인 '뉴 시즌스 마켓'을 약 2억 달러(한화 2천390억 원) 가량에 인수하며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덕분에 이마트의 미국 현지 사업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미국 법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1.5% 신장한 3천373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보다 67.9% 개선된 35억 원에 마감됐다. 굿푸드 홀딩스가 소유한 점포 수 역시 '뉴 시즌스 마켓' 인수 여파로 기존 24개에서 총 52개로 확대됐다.

이처럼 이마트가 미국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8년 4월 'PK마켓'의 미국 진출 계획을 밝히며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식품을 판매하려고 한다"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이마트가 진출했지만, 규제 없이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역점을 두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PK마켓' 오픈 시기는 조금 늦어지고 있지만 미국 현지 업체 인수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2018년 하반기부터 현지 정치적 상황으로 2호점 공사가 중단된 베트남 대신 최근에는 미국이 해외 사업을 이끄는 중요한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