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정리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D(퀀텀닷)와 QNED(퀀텀닷 나노 LED) 등 신기술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경쟁력이 떨어진 LCD 대신 미래 사업에 힘을 실어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와 중국 쑤저우에 있는 7세대·8세대 LCD 생산라인을 내년부터 중단할 예정이다.
기존 고객이 요청한 LCD 물량에 대해서는 올해 연말까지 차질 없이 공급하고, 내년부터 사업 정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LCD 개발 및 제조 분야 직원들의 경우 LCD 생산이 종료되면 중소형사업부와 QD 라인으로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대형사업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사와 협력사에도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내년부터 LCD를 생산하지 않고, QD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며 "큰 틀은 정해졌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정리를 두고 QD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LCD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투자 확대를 통해 LCD에서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올해 1분기만 해도 적자 폭이 전년(-5천600억 원)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QD에 대한 투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신중하되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넘어서자"며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전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LCD 사업 축소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앞서 지난해 10월 QD 디스플레이에 향후 5년간 1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아산1캠퍼스 내 대형 LCD를 생산하는 L8 라인을 철수한 바 있다. 해당 라인에는 QD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한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사업 중단 결정으로 OLED로의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시장 내에서 높은 기술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플렉서블 OLED뿐만 아니라 대형 QD-OLED, 더 나아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QNED 등 새로운 기술로의 전환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로 2021년 양산 기술 확보를 목표로 QNED 디스플레이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형 QNED 양산 기술 확보 시 생산 설비 투자는 기존 8세대 LCD 설비 공간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연초부터 시작된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패널 QD라인 투자, 하반기 중 구체화될 중소형 패널 A5 라인 투자 등을 감안하면 연간 설비투자비용(CAPEX) 규모는 2018~2019년 2년간 저점을 통과한 이후 증가하는 사이클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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