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L자형 경기침체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에 앞으로 몇 년이 우리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위기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 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 나가야겠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앞으로 끊임없이 다가오게 될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의 뼈를 깎는 변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LG 대표)이 취임 후 처음으로 '사장단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LG그룹 최고경영진 30여명이 경기 이천 LG인화원에 한데 모여 하루종일 머리를 맞대고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계열사 CEO 및 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최고경영진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생존을 위한 고객 가치 창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우선 금융위기 이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보호무역주의에 의한 시장 감소 등 구조적 문제로 경기침체의 장기화가 예상돼,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경영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최고경영진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단순히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사업 모델, 사업 방식 등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 창출 역량을 확보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 자리에서 구광모 회장은 "LG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사장단이 몸소 '주체'가 돼 실행 속도를 한 차원 높여야 한다"며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LG그룹은 이를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한층 가속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시대의 고객과 기술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 방식과 일하는 방식 등에 변화를 줘 궁극적으로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혁신하기 위한 방침이다.
구 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라고 이 같은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최고경영진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고객 중심 가치 혁신 ▲스마트팩토리 적용, R&D 효율성 개선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및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 사업방식 변화에 합의했다. 또 각 사가 추진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질환관련 유전자 정보 및 의학 논문 등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해 신약 후보군 발굴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R&D 전략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콘텐츠를 추천하는 LG유플러스의 마케팅 등의 사례가 공유됐다.
이미 LG는 올들어 디지털 인재 육성과 IT시스템 전환 등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사내 교육기관인 LG인화원은 올해 초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핵심 기술 역량을 갖추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디지털 테크 대학'을 출범했다. 하반기에는 임직원 대상 필수 교육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을 도입했다.
지난달에서는 예비 사업가 후보 육성 프로그램인 LG MBA 과정에 선발된 103명의 인재들이 실제 스타트업처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챌린지'를 개최해 디지털 사업 실전 역량을 키우기도 했다. 또 전체 계열사 IT 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키로 하고,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원활한 생성∙축적∙공유를 위해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 도입을 진행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구 회장이 취임 첫 사장단 워크숍을 통해 직접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변화의 방향으로 제시한 만큼, 이 같은 LG의 변화는 앞으로 더욱 가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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