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농촌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인구증식이나 단기 목표 대신 사회적인 '어젠다(주제)'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사업만 성공하려 매달리기보다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계획을 마련해야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지역과 인구 위주의 지역구분을 바꾸고 농촌의 DNA를 바꿀 청년 유입대책도 절실하다.
유정규 의성군이웃사촌지원센터 센터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지역재생포럼 2019'에 참석해 '농촌 지역재생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지방소멸론'으로 유명한 마스다보고서의 한계점을 먼저 짚었다.
유 센터장은 마스다보고서에 국가의 시장개입을 비판하는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가 반영됐다고 봤다. 또 선택과 집중의 전략 제시를 위해 사실을 과도하게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핵도시 집중 육성은 저밀도 농촌공간에 대한 투자 축소를 의미하고, 전원회귀 경향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고 유 센터장은 부연했다.
해외 학계보다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춘 농촌재생정책이 필요하다고 유 센터장은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역의 개별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초기 정책에서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는 최근의 정책까지 흘러왔다.
현행 농촌재생정책은 농어촌 중심지활성화 등을 담은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지역자산과 민간조직을 활용한 자립적 성장기반 구축의 신활력플러스, 지자체와 국가의 협약과 계획의 방향성(아젠다)를 마련하는 계획협약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유 센터장은 현행 농촌재생정책의 한계가 분명하다고 봤다. 지자체의 자율성과 역량을 키우기 어려운 데다 일자리 창출 등 지속가능한 정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촌을 단순히 지역과 인구 수량으로 나눈다면 지역특화 정책도 불가능하다.
유 센터장이 제안한 신(新) 농촌재생정책의 열쇳말은 '어젠다'다. 중앙정부가 사업을 설계하고 단일 사업을 공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앙정부가 논의의 주제를 던지고 지자체에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식이다. 단위사업중심으로 묶인 농촌정책은 폐지하고 어젠다 방식으로 전환하자고 유 센터장은 제언했다.
농촌에 새 피를 수혈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시의 인구를 지역으로 재분배한다면 도시의 과밀구조와 농촌의 소멸 위기를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귀촌정책의 전담부서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국무총리실로 바꾸는 한편 비농업부문의 일자리 창출 등 청년의 농촌유입을 위한 특별대책도 시급하다.
유 센터장은 지역과 중앙, 지역주민과 행정, 민간을 잇는 중간지원조직과 추진체계의 개편, 통합적 농정추진 등도 언급했다.
한편 지역재생포럼 2019는 급속한 고령화와 도시화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계획으로, 아이뉴스24가 서삼석 의원실(더불어민주당·영암 무안 신안), 서형수 의원실(더불어민주당·양산을), 추경호 의원실(자유한국당·대구 달성)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포럼은 이날 발표와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재생 선언문'을 채택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확충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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