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1만8천km밖에서 날아온 돼지고기, 2만3천km 멀리서 배송된 옥수수…."
글로벌 시대, 상상보다 더 먼 곳에서 우리 식탁까지 이동한 식재료가 얼마나 신선할 수 있을까. 우리 지역이 길러낸 '가까운' 먹거리가 소비자들에게는 건강을, 농민들에게는 지속가능한 경제 생활을 선물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안대성 전(前)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지역재생포럼 2019'에 참석해 국내 먹거리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지역이 생산하는 먹거리로 우리 식탁을 채웠을 때 우리 사회에 일으킬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를 제안했다.
우리 지역이 주도권을 잡아왔던 채소와 과일도 중국에 주권을 빼앗기고 있다. 값싼 수입채소가 2017년에만 112만 8천톤이 밀려들어왔다고 안 이사장은 전했다. 수입물량의 50% 이상은 중국산으로, 중국에서 쌀 등 주요 농산물의 생산비가 국산 농산물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일례로 제주의 특산품이었던 구좌 흙당근과 성산 월동무도 중국과 베트남산에 왕관을 내줬다.
식탁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지역경제가 급격히 쪼그라드는 중이다. 안 이사장은 "대형마트와 '슈퍼' 슈퍼마켓이 지역상권을 장악해 지역 재산의 외부유출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전통시장에 정책자금을 불어넣어도 지역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악순환이 반복되면 30년 후 농촌이 사라지리라는 경고음도 울렸다.
안 이사장은 고장난 먹거리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적 대량생산-대량소비의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생산, 지역소비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먹거리 선순환 계획인 푸드 플랜이 해법으로 등장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요리해 지역에서 판매하고, 먹거리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외부인을 끌어당기는 등 자력 재생이 가능하다는 게 안 이사장의 주장이다. 또 지역별 중추도시와 인근 시, 군을 연계한 로컬푸드 시스템도 가동해야 한다. 수도권 지역과의 연결성도 중요하다고 안 이사장은 강조했다.
한편 지역재생포럼 2019는 급속한 고령화와 도시화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계획으로, 아이뉴스24가 서삼석 의원실(더불어민주당·영암 무안 신안), 서형수 의원실(더불어민주당·양산을), 추경호 의원실(자유한국당·대구 달성)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포럼은 이날 발표와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재생 선언문'을 채택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확충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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