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롯데쇼핑이 롯데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를 국내 대표 리테일 리츠로 키우기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선봉에 나선 것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이다.
롯데쇼핑은 이사회를 열고 약 4천200억 원 규모의 현물 출자를 위한 안건을 결의하고,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현물 출자해 롯데리츠의 신주를 취득한다고 9일 밝혔다.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개인투자자가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에 비해 관리가 용이하고, 과세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우량 자산에 소액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리츠는 결산시마다 주주들에게 배당가능이익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주주들이 높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투자기구로 꼽힌다. 또 배당재원은 리츠 기초 자산인 부동산 임차인의 임대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임차인 신용도가 중요하다.
특히 수익 및 비용 구조가 단순하기에 배당 예측 가능성이 높고, 상장 리츠의 경우 개인투자자가 주식 시장에서 손쉽게 리츠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간 정부는 국내 상장 리츠 시장 활성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12월 '공모·상장 리츠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롯데는 이런 정부 정책과 향후 부동산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보유 자산 가치의 제고를 위해 리츠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및 추진중에 있다.
이번 현물 출자는 롯데리츠가 리츠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 번째 자산 취득이라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서울 강남권 중심의 노른자 입지에 위치한 롯데쇼핑의 주요 핵심자산 중 하나인 만큼, 이번 현물 출자가 롯데쇼핑의 롯데리츠 성장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롯데리츠는 그간 국내에 설립됐던 '기간한정형 사모리츠'가 아닌 '영속형 공모상장리츠'가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이 본격적인 롯데리츠 영업에 나선 가운데 순조롭게 상장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도 주목받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랜드리테일만이 지난해 '이리츠코크렙' 리츠를 상장했다. 뉴코아백화점·아울렛 5개점을 기초 자산으로 3천억 원 규모로 구성돼 있다.
홈플러스도 81개점 가운데 51개점을 기초자산으로 한 1조7천억 원 규모의 리츠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달 14일 상장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리츠 공모 규모를 줄여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리츠의 성공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기존 리츠들과 비교해 신용등급이 높은 롯데그룹이 앵커(Anchor)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배당수익률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존 국내 리츠 대비 차별적 재무 안정성과 신뢰도, 향후 발전 가능성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츠 선진국의 경우 신뢰도 높은 금융기관, 연기금, 대기업이 최대 주주인 앵커가 돼 자금조달과 자산운용, 시설관리 등 전반을 지원하는 '앵커 리츠'가 주도하고 있다"며 "일본 유통그룹인 이온그룹의 '이온리츠'도 2013년 상장 뒤 지속적 부동산 자산 개발 및 투자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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