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5G,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 솔루션으로 사물인터넷(IoT)도 빠질 수 없다. 모든 사물을 연결해 활용할 수 있는 IoT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제조업체들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4년부터 본격적인 청사진을 그려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세계 IoT 시장은 지난해 7천370억달러(한화 약 834조4천억원)으로 올라섰다. 전년대비 17.9% 늘어난 결과다. 글로벌 IoT 지출은 2020년까지 연평균 15.6% 성장세를 보여 1조2천900억달러(한화 약 1천462조원) 규모로 증가한다.
◆ OCF 표준 통합, 시장 확산 위한 협력
올해부터 사물인터넷 시장 성장폭이 두드러지게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이통3사가 사물인터넷 전용망을 상용화했다. SK텔레콤은 로라(LoRa)를,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로 협력하고 있다. 제조 측면에서는 사물인터넷 통합표준을 제시할 오픈커넥티비티재단(OCF)의 첫 표준이 가시화된다.
지난 2014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oT를 미래 먹거리로 규정하고 미래 로드맵을 공유했다. LG전자는 올조인 개방형 프레임워크를 내세운 퀄컴 주도의 올씬얼라이언스에 가입해 활동했다. 삼성전자는 인텔, 델, 브로드컴과 손잡고 오픈인터커넥트컨소시엄(OIC)을 출범시켜 독자 노선을 밟았다.
시장 선점을 위해 각각의 표준을 내세우던 두 진영은 2016년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결국 합병되기에 이르렀다. 어느 한쪽이 귀속됐다기 보다는 동등한 관계의 결합임을 강조하기 위해 명칭도 오픈커넥티비티재단(OCF)으로 바꿨다. 현재 330여개 회원사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OCF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28일 OCF의 세계 최초 지역 포럼으로 'OCF 코리아 포럼'이 설립됐다. 이를 위해 3월초 협회를 포함해 삼성전자, LG전자, ETRI, TTA로 꾸려진 한국대표단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OCF 총회에 파견되기도 했다.
OCF 코리아 포럼의 초대 회장에는 도영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무가 내정됐다. 부의장은 최고희 LG전자 전무와 김형준 전자통신연구원 본부장, 홍원빈 포항공대 교수 등 3명이 선임됐다. 감사는 정광수 광운대 교수가 맡았다. 사무국은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가 담당한다.
이 자리에서 도 전무는 "언어적, 지역적 장벽을 넘어 사물인터넷 시장 확대, 중소벤처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서는 OCF의 위원회 및 워킹그룹(WG)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OCF 표준의 국내 확산을 위한 표준기술 규격서의 한글화 및 해설서를 제작해 배포한다. 시험·인증지원 도 받을 수 있게 됐다. OCF 표준의 국내 확산을 위한 기술지원, IoT 세미나 및 전시회, 공동 홍보 및 마케팅 등도 추진한다.
OCF는 미국 포럼을 중심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 및 아시아 지역에서 추가 포럼이 설립될 계획이다. 표준규격에 맞춰 제작한 IoT 기기 및 솔루션은 전 세계적인 범용성을 획득한다. OCF는 표준뿐만 아니라 인증까지 처리해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와 스마트냉장고 등 일부 가전제품에 대한 OCF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LG전자도 내년 출시하는 스마트냉장고에 OCF 표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 스마트홈 허브 '스마트폰 TV AI기기'
사물인터넷과 소비자 접점 중 가장 높은 접근성을 지닌 곳은 스마트홈이다. 글로벌 가전업체들뿐만 아니라 포털 서비스 업체, 이통사들도 이 시장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2014년 8조6천억원 수준이었으나 2015년 20.9% 성장한 10조4천억원으로, 연평균 22.2%성장해 오는 2019년에는 23조4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스마트홈에서는 전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메인 기기, 즉 스마트홈 허브 경쟁을 통해 시장 영향력이 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는 PC업체들을 중심으로 데스크톱과 노트북이, 건설업체에서는 홈패드가, 가전업체는 TV나 냉장고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인공지능(AI)이 부상하면서 전통적 업체들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의 도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중에서 국내서 스마트홈 영향력이 높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시장 규격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독자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IoT 분야로 저변을 넓혔다. 지난 2014년 미국 IoT 플랫폼 개발 업체 스마트씽스와 유통업체인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했다. 2015년에는 누구나 IoT 개발이 가능하도록 개발 플랫폼인 ‘아틱’을 첫 선보였다. 최근에는 타이젠 4.0에 OCF 각 표준을 얹혔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는 달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유력 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구글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2013년 2월 HP로부터 웹OS를 인수한 후 올해 3.5버전까지 업그레이드해오고 있다.
올해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차세대 사용자경험(UX)을 선보였다. 특히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담당할 TV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스마트 허브 UX를 모바일로 확장했다. 스마트폰을 가상 리모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음성인식 기능을 강화했다. 맞춤형 큐레이터 시스템을 얹었다. 미국서는 스마트허브를 통해 4K HDR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TV 플러스를 론칭한다.
LG전자도 리모컨에 단축번호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마이 버튼을 추가했다. 특정 부분을 확대해 볼 수 있는 매직 줌 기능에 녹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360도로 찍은 콘텐츠를 TV에서 상하좌우로 볼 수 있도록 했다.
향후 TV에 인공지능을 접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서 선보인 빅스비를 TV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 인공지능 스타트업 비브랩스를 인수한 결과다. LG전자는 G6를 통해 구글 어시스던트 적용을 알렸다. 한국어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다양한 가전기기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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