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오전까지는 정책이 유지돼 그때 오신 분들을 '탔는데', 오후에 오신 분들은 허탕 쳤죠."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신도림 집단상가의 한 판매인은 새벽까지 벌어진 스팟성 불법 보조금 대란 분위기를 전했다. 새벽까지 기승을 부렸지만 정오 무렵부터 정책이 또 바뀌면서 잠잠해 진 것. 그때그때 다른 지원금 등 달라진 정책은 SNS로 공유되고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집단상가와 폐쇄적 온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50만~60만원에 달하는 불법 보조금이 뿌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탓에 삼성 갤럭시S8의 실구매가는 10만원대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단통법에서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나지 않은 단말기에 규정한 지원금 범위를 크게 벗어난 수준.
이 때문에 집단 상가는 17일 밤 10시께까지, 온라인 물량을 판매하는 일부 소규모 판매점은 이날 새벽까지 손님들을 맞았다는 후문이다.
확인 결과 17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통신사 간 번호이동 수는 1만7천720건에 달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번호이동 횟수가 하루 2만4천건임을 고려할 때, 반나절 동안 불법 보조금 경쟁이 뜨거웠던 셈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한 통신사에서 보조금을 크게 책정했고, 나머지 두 곳도 경쟁에 따라붙었다"며 "17일 오후 5시께부터 시작해 18일 오후 12시까지 접수된 물량까지 상황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체로 단속이 집중되는 시간에 맞춰 지원금 규모가 크게 낮아지면서 18일 오후부터 상황이 달라진 것.
이날 오후 서울 신도림 집단상가에서는 갤럭시S8을 번호이동과 6만원대 요금제, 선택약정 할인 가입 조건 구매 시 단말기 값은 30만원대 후반에서 40만원대 중반으로 책정돼 있었다. 이는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 등을 고려할 때 통상적인 수치다.
이때 만난 판매인도 메신저로 공유된 가격조건표를 보여주며 "오늘은 조건이 좋지 않다"며 귀띔했다.
또 다른 판매인은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냐"며 계산기에 원하는 가격을 찍어보라 했고, '40'을 누르니 고심 끝에 "3만원 정도 낮춰(37만원에)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나마 이통 3사 중 한 곳이 다른 곳에 비해 5만원 정도 싼 편이었지만, 나머지 두 통신사끼리는 차이가 없었다.
이처럼 감독 사각지대에서 정부 눈을 피해 스팟성 불법 보조금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었지만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방통위가 판매점 업주들과 협력해 집단상가 및 폐쇄적 온라인 유통망에서 이뤄지는 불법 보조금 단속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스팟성 보조금 지급을 억제하는 데는 효과가 없었다.
이동통신판매인협회 관계자는 "오는 9월 예정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일몰 때까지 이러한 스팟성 불법 보조금 지급이 빈번하게 벌어질 것 같다"며 "국회 등에 건의해 불법 보조금을 막을 더 확실한 대책을 찾겠다"고 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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