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포켓몬고'가 화제다.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엄동설한에 깜짝 출시된 이 게임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7개월이나 늦게 들어왔지만 출시 첫 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등 무시못할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역할수행게임(RPG) 장르 위주인 국내 시장에서도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이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포켓몬고'를 접한 뒤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이른바 뽑기 아이템이라 불리우는 확률형 유료 상품이 전무했다는 사실이다. 국산 모바일 게임이라면 공식화되다시피 한, '열 개 뽑으면 한 개를 더 주는' 따위의 확률 상품을 이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얘기다.
대신 '포켓몬고'에서 유료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은 게임머니인 '포켓코인'뿐이었다. 100개(1.09$), 500개(5.49$), 1천200개(10.99$), 2천500개(21.99$), 5천200개(43.99$), 1만4천500개(109.99$)로 구성돼 있는, 나름 '정직한' 상품들이다.
'포켓코인'으로는 몬스터볼을 구입하거나 '포켓몬'을 불러내는 '향로' 등의 아이템을 살 수 있는데, 굳이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포켓스톱'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무리하게 이용자 지갑을 열기 위해 유도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쯤되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의 수많은 게임사가 '바이블'처럼 여기는 확률성 상품없이도 이 게임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포켓몬스터'라는 걸출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모든 것이 설명될 수 없다.
최근 국내 출시된 '포켓몬고'가 지도와 관련된 잡음을 일으키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배울 건 배워야 한다. '포켓몬고'의 성공은 한국의 많은 게임사들에 생각할 거리를 안겼으리라 본다. 1% 미만의 확률을 지닌 확률형 아이템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고착화돼 버린 지금, '포켓몬고'는 분명 연구하고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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