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토허제⋯부동산 시장 '대혼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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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강남3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
"수요자·집주인 혼란⋯호떡 뒤집듯 정책 이해 못해"
집값 변동폭 확대 불가피⋯장기적으로 우상향 '무게'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원래 줬다가 뺏는 게 더 서럽잖아요. 이럴 거면 왜 지난달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해서 시장을 뒤흔든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송파구 잠실동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씨)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약 한 달 만에 범위를 확대해 재지정하자 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손바닥 뒤집듯 바뀐 정책에 대한 불만과 함께 전세 매물 감소에 따른 전셋값 상승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컸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상가 공인중개사무소. 2025.03.19 [사진=이수현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상가 공인중개사무소. 2025.03.19 [사진=이수현 기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난달 12일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후 35일 만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다.

다시 한번 토허제에 묶인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들은 근심으로 가득했다. 오는 24일 체결된 계약부터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이미 타지역에 주택을 매수한 후 기존 주택을 매수하려던 수요자는 규제 직격탄을 맞았다.

잠실 트리지움 상가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아침부터 정말 규제가 적용되는 건지 묻는 집주인들 연락이 쏟아져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라면서 "매물을 찾는 문의도 뚝 끊겨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동시에 현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과열된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든 상황에서 규제가 적용된 점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조정될 수 있었지만 정부가 그 시간을 참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상가 공인중개사무소. 2025.03.19 [사진=이수현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경. 2025.03.19 [사진=이수현 기자]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B씨는 "잠실 아파트는 전셋값 대비 호가가 너무 올라 수요자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조금만 더 있으면 호가가 내려가 적정 가격선을 찾을 텐데 왜 정부가 나섰는지 알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B씨의 말처럼 잠실 단지는 지난달부터 매맷값이 수억 원 상승한 반면 전셋값은 상승폭이 크지 않아 가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유입되면 매매 물건은 줄고 전세 매물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잠실엘스의 경우 지난달 26일 전용 84㎡가 30억원(14층)에 거래된 후 지난 13일에는 같은 동과 평형에서 12억원(11층)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해 7월 11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되고 9월 26억4000만원에 매매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전세와 매매 가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리센츠 단지 내 상가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C씨는 "5년 만에 토허제가 해제돼 눌렸던 수요가 쏟아졌는데 이 정도 파장도 예상 못 했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정부가 정책을 이렇게 빨리 번복하면 누가 정부를 믿고 집을 사겠나"라고 지적했다.

갑작스럽게 규제가 적용된 만큼 단기간 시장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택 갈아타기 등 이유로 집을 팔아야 하는 매도자가 급매로 주택을 매도할 수 있고 24일부터 체결된 거래에 대해 토허제가 적용되는 만큼 단기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도 집값은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됐을 때도 집값 상승세는 꾸준했고 대출금리 인하 기대감도 여전하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상가 공인중개사무소. 2025.03.19 [사진=이수현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경. 2025.03.19 [사진=이수현 기자]

잠실동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D씨는 "당장 주택을 매도할 필요가 없는 집주인은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이미 5년간 규제를 버틴 만큼 이번 사태에 동요하는 집주인도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주거용 부동산팀장은 "강남3구와 용산은 자산가들의 선호 지역이며, 실거주 목적 수요도 탄탄하다"면서 "과거에도 토허제 적용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매물이 줄어드는 '잠김 효과'로 인해 간헐적인 거래 속 신고가가 나와 청담동과 대치동 등은 토허제 지정 이후가 이전보다 더 많이 오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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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1. 125.129.***.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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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들이 수백번 부동산 농락하고!! 집값만 계속올려가게 만들고있다!! 시장에맞기라고 수백번애기해도 말을듣지않고 임차악법!! 취득세폭탄!! 양도세 폭탄!! 이런비러먹을 나라가 엉망징창이다!! 이것들이 계속해서 국민을 괴롭힌다!! 다 망해서 죽어란거냐!!? 여기가 니들 놀이터냐!!? 내로남불 작당들아!!

  2. 221.149.***.22
    코멘트 관리

    한치앞도못보는 정책ᆢ 관련자들다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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