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천리안 해양관측위성(GOCI-II) 통해 포착된 산불 연기. [사진=텔레픽스]](https://image.inews24.com/v1/8aefceb4b8102a.jpg)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전 지구촌이 대형 산불 ‘심각’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몇 년 사이 북미와 유럽, 아시아를 비롯해 중위도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많게는 수조원에서 수천억원의 피해는 물론 인명피해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의성, 산청 등에 발생한 우리나라 대형 산불을 비롯해 북반구 대형 산불은 기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 산불의 공통점이 있다.
지구 가열화에 따른 건조한 날씨, 집중적으로 부는 강풍, 산악지역이다 보니 화재 진화를 위한 접근의 어려움, 몇 년 사이 쌓인 마른 가지 불쏘시개 등이 ‘최악의 상황’을 만들면서 빚어진 결과물이다.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미국 항공우주청(NASA) 관계자는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건조한 지형과 시속 최대 100마일(약 시속 160km)에 달하는 돌풍으로 여러 건의 주요 산불이 발생했다”며 “화재로 인해 수천 개의 건물이 파괴됐고 카운티 여러 지역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천리안 해양관측위성(GOCI-II) 통해 포착된 산불 연기. [사진=텔레픽스]](https://image.inews24.com/v1/fd796f91734b62.jpg)
유럽 환경청도 유럽에 대형 산불이 잦아지자 “더운 날씨는 남유럽을 건조하게 할 것이고 식물을 건조하게 하면서 산불이 더 빨리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 환경청은 “반면 대형 산불에 대한 준비나 관련 대책이 부족해 앞으로 큰 고통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여러 통계와 지표를 보더라도 앞으로 대형 산불 발생 가능성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관련 연구팀은 1996년부터 2001년 사이의 산불 피해 면적이 1971년부터 1995년 사이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관련 연구는 관찰된 산불 면적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위기를 지목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역대 최대 규모 산불의 약 80%가 최근 10년 이내에 발생했다. 산불의 빈도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대형 산불 발생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산불 발생 위험지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산림청에서 발행한 ‘2023년 전국 동시다발 산불백서’ 보고서를 보면 2020년대 산불 피해 면적은 2010년대 대비 약 10배 증가했다. 산불 발생 일수도 지속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 산불 발생 또한 2010년 이후 증가했다. 지금과 같이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2.0도 상승할 경우 산불 발생 위험지수는 최대 13.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산림청 등 관계 당국은 “28일 오전 5시 현재 의성 산불은 95%, 청송 89%, 안동 85%, 영양 76%, 영덕 65%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입산과 산림 주변 소각 행위 금지, 성묘 자제 등의 안전 안내 문자만으로 대형 산불의 위험을 줄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천리안 해양관측위성(GOCI-II) 통해 포착된 산불 연기. [사진=텔레픽스]](https://image.inews24.com/v1/608dbd448991c8.jpg)
산불 위험 시기를 최근 몇 년 사이 기후 데이터를 통해 특정해 분석하고 지방자치단체 특성에 맞게 미리 세워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봄철만 되면 반복되는 산불 위기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기후위기 상황에서 인공강우를 비롯한 여러 과학적 방법을 통한 방어 시스템 마련도 시급하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김영식)는 27일 세종 국책연구단지에서 ‘경상지역 등 산불 피해 대응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김영식 이사장은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자와 유가족분들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산불은 자연이 일으킨 거대한 재해인데 과학기술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선제적 기술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완결성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재난 대응과 복구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2일 천리안 해양관측위성(GOCI-II) 통해 포착된 산불 연기. [사진=텔레픽스]](https://image.inews24.com/v1/a77089ef8162d7.jpg)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산불 이후 산사태 위험이 있다며 “기상청, 산림청, 지자연의 장기예보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산사태 위험지역 예측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출연연에서 수행하고 있는 △난접근성 화재 대응을 위한 가스하이드레이트 소화탄과 화재진압기술 △화재 재난 현장의 신속 대응을 위한 소방시각 강화시스템 선행기술 연구 △비가시 재난 현장의 적외선 영상 분석과 경량화 기술 개발 등 관련 연구의 기대효과 등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과학계 관계자는 “건조, 강풍에서 속절없이 확산하는 산불을 지켜만 봐야 하는 게 가슴 아프다”며 “과학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그동안 대형 재난에 대비한 과학적 대처 시스템 마련에 노력하고 성과를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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