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수혈' 홈플러스, 마지막 골든타임⋯남은 길은 'M&A'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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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보증·메리츠 DIP지원 합의⋯회생재개 위한 발판 마련
공익채권 1조·영업차질 여전⋯2000억 정상화 아닌 '시간벌기'
핵심점포 2조 가치 주목⋯수정회생안 마련 및 원매자 확보 관건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에 잠정 합의하면서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이 다시 열리게 됐다. 다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이번 자금지원이 홈플러스의 근본적인 '회생의 해답'이라기보다는 '회생의 조건'을 마련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법원이 기존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더라도 1조원 규모에 달하는 공익채권과 이미 무너진 영업기반을 고려하면 결국 인수합병(M&A)만이 유일한 탈출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입구가 임시 휴업에 돌입하면서 카트로 입구가 막혀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입구가 임시 휴업에 돌입하면서 카트로 입구가 막혀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16일 유통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원 규모 DIP금융(회생기업에 대한 대출)지원 안건을 논의하고 최종의결한다. 이번 대출은 메리츠금융이 자금을 공급하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이 개인자격으로 전액 연대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메리츠금융이 이사회에서 대출안건을 최종 의결하면 홈플러스는 즉각 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제기할 계획이다. 법원이 홈플러스 항고를 받아들일 경우 중단됐던 법정관리 회생절차는 공식적으로 재개된다.

그러나 이번에 수혈받은 2000억원은 어디까지나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홈플러스는 이 자금을 직원들 퇴직금과 미지급 급여를 청산하고 협력업체 물품대금을 결제하는 한편 멈춰 선 점포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안고 있는 누적 재무부담을 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홈플러스가 해결해야 할 공익채권 규모만 해도 1조원 수준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경영 정상화에 주어진 시간도 촉박하다. 채무자회생법상 홈플러스 회생절차 기간은 최대 오는 9월4일까지만 연장될 수 있다.

설령 법원이 회생절차 재개를 허용하더라도 홈플러스는 9월초까지 채권단과 법원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수정 회생계획안을 도출해야 한다. 이 계획안에는 향후 구체적인 영업 정상화 방안은 물론 채권변제 계획과 추가 자금조달 시나리오가 상세히 담겨야만 한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의 매대가 비어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업계 전문가들이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결국 M&A를 지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점포영업만 조속히 재개된다면 상품판매를 통한 현금흐름으로 상거래채권을 순차적으로 변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가 보유한 전국 40여개 자가점포 감정평가액이 2조원을 웃도는 만큼 기업 기초체력과 자산가치는 여전히 충분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시장 안팎에서도 홈플러스가 보유한 67개 핵심점포중 부동산 가치가 특히 높은 점포들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면 오히려 인수 메리트가 한층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유통시장에서는 홈플러스 기업가치를 대형마트 사업모델 자체보다 보유중인 알짜 부동산 자산에서 찾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수개월 동안 홈플러스 경영진이 완수해야 할 과제는 명확해졌다. 홈플러스는 법원과 채권단을 설득할 정교한 수정 회생계획안을 조속히 짜는 동시에 시장 밑바닥에서 잠재적 원매자를 확보하기 위한 M&A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원매자 관심을 유도하고 기업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당장 임시휴업중인 점포 문을 다시 열고 상품 공급망을 신속히 정상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구체적인 영업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라는 브랜드 정체성과 대형마트 사업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사실상 M&A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며 "이번 DIP는 홈플러스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드타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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