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규모정비 '무책임 수수료' 손본다…공동시행 관행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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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시행 45건 분석…총매출액 2~2.8% 수수료
정비업체 용역비의 4배 이상…수수료 선지급 문제도 확인
조합 2곳서 부적정 49건 확인…9건 수사의뢰
12월까지 표준동의서·협약서 마련…국토부에 법 개정 건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8월 11일 용산구 서계·청파동 정비사업 일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8월 11일 용산구 서계·청파동 정비사업 일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시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서 건설업자가 시공이나 자금조달 책임은 명확히 지지 않으면서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 공동시행 관행을 개선한다.

서울시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 공동시행 계약 45건을 분석하고 조합 2곳을 실태점검한 결과, 불투명한 업체 선정과 과도한 수수료 선지급 등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실제 현장 점검에서는 수사의뢰 대상까지 나왔다. 서울시가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자치구, 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와 함께 조합 2곳을 점검한 결과 총 49건의 부적정 사항이 확인됐다. 시는 이 가운데 9건을 수사의뢰하고 21건에 시정명령, 19건에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다.

주요 지적 사항은 공동시행자 선정 과정에서 입찰공고와 총회 평가배점표가 일치하지 않거나, 조합원 동의서에 건설업자의 역할과 수수료를 명시하지 않은 사례 등이다. 총회 의결 없이 용역계약을 체결하거나 용역비를 초과 지급한 사례도 지적됐다.

시는 지난 6월 건설업자가 조합설립 단계부터 사업 전반에 관여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해당 업체가 공동시행 중인 조합을 대상으로 점검에 착수했다.

계약서 분석에서는 수수료 구조의 문제가 두드러졌다. 지난 10월 기준 공동시행에 참여 중인 건설업자 3곳의 45개 구역 계약을 살펴본 결과, 모든 계약에서 수수료를 사업 총매출액의 2.0~2.8%로 정했다.

그러나 총매출액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예상 수수료 총액이 얼마인지를 계약서에 제시한 사례는 없었다. 시는 통상적인 분양수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동일한 업무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에게 맡길 때보다 수수료가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를 지급하는 시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체 45건 가운데 35건은 분양수입이 발생하기 전인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수수료의 60~70%를 지급하도록 했다. 착공 시점까지 지급하도록 정한 비율은 최대 80%에 달했다.

공동시행은 자금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건설업자가 초기부터 지원하도록 마련된 제도다. 하지만 시 조사에서는 자금조달 업무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곳이 대다수였으며, 시공자도 조합이 별도로 선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일부 공동시행 건설업자가 사업성 검토와 조합설립 동의, 사업시행계획서 작성 등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시공과 자금조달에 관한 책임은 계약상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업체 선정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입찰공고와 복수업체 경쟁, 조합 총회 의결을 거쳐 선정되지만, 공동시행 건설업자는 조합원 과반수 동의만으로 선정할 수 있다. 시는 이 과정에서 경쟁과 업체 역량 검증을 우회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계약상 이행보증과 사업비 공동계좌, 자금 대여 관련 규정 등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처럼 책임을 명확히 할 계약상 장치가 부족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공동시행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는 오는 12월까지 공동시행 건설업자 선정기준과 표준동의서, 표준협약서를 마련해 자치구와 조합에 배포할 계획이다.

선정기준에는 업체 선정 절차와 입찰제안서 관련 사항을 담고, 표준동의서에는 건설업자의 정보와 예상 수수료 총액을 명시하도록 한다. 표준협약서에는 공동시행자의 업무범위와 책임, 수수료 산정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시는 지난 8월과 10월 국토교통부에 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을 건의했다. 건설업자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할 경우 시공자로서의 책임도 지도록 하고, 등록사업자 자격으로 참여하는 업체에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자는 내용이다.

시는 법 개정 전이라도 자치구 및 외부 전문가와 합동으로 공동시행자 선정 절차와 계약 내용, 자금관리 실태를 추가 점검할 방침이다. 또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되면 시정명령과 수사의뢰 등으로 조치하고, 점검 결과를 해당 조합에 통보해 조합원에게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공동시행은 조합이 전문성을 보완받으려고 택하는 제도인데, 조합원이 큰 수수료 부담을 떠안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법 개정 전이라도 조합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서울시 표준협약서 적용, 건설업자별 추가 점검을 이어가, 문제가 확인된 구역은 철저히 관리해 조합원 권익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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