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전 예고 없이 중국을 방문한 뒤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도 하지 않고 당일 귀국했다. 그동안 중국 방문 때마다 시 주석과 회담했던 전례와 다른 이례적인 행보다.
이번 방중은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에 맞춰 북중 혈맹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최근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중심으로 양국의 경제협력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1a318c6866072.jpg)
2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항미원조기념관을 참관하고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등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만났다. 이후 단둥의 자동차 공장을 둘러본 뒤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이후 1년 1개월 만으로 집권 이후 여섯 번째다. 이전 다섯 차례 방문에서는 모두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이번에는 베이징으로 이동하지 않고 단둥에서 일정을 마쳤다.
방문 일정이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방중 당시에는 북한과 중국이 약 일주일 전 관련 일정을 발표했다. 반면 이번에는 양국의 사전 발표 없이 김 위원장의 단둥 방문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 측에서는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정협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류하이싱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도 동행했다. 북한에서는 조용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최선희 외무상, 김여정 총무부장 등 당정 주요 간부들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인민지원군의 6·25전쟁 참전 76주년을 맞아 항미원조기념탑에 헌화하고 전사자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어 기념관을 둘러보며 중국군의 참전 역사를 되새기고 북중 친선관계를 지속적으로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왕 주석과의 만남에서는 시 주석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왕 주석도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인사를 전달하며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방문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대목은 신압록강대교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총길이 3026m, 왕복 4차로 규모로 지난 15일 공식 개통했다.
김 위원장은 귀국 과정에서 신압록강대교를 직접 살펴봤으며, 양국을 연결하는 교량이 북중 주민들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단둥의 버스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대신 접경지역 방문에 집중한 것은 북중 혈맹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경제교류 확대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방문을 역사적·이념적 명분을 활용해 실리를 추구하는 김 위원장의 '실용외교'로 평가했다. 특히 신압록강대교 현장 점검이 주요 목적이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중국과의 군사적·역사적 혈맹을 재확인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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