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죽 재료 정리해줘"…한국어 알아듣는 아이폰 '시리 AI' 첫선[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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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AI음성비서 '시리 AI' 베타 서비스
메시지서 레시피 찾아 장보기 목록 작성한 뒤 친구에게 전송까지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호박죽 재료들을 메모 앱에 넣어서 마트 코너별로 정리해줘."

아이폰에 이같이 요청하자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시리 AI(Siri AI)'가 화면에 표시된 호박죽 레시피를 읽고 재료들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이어 "친구 지수에게 보내줘"라고 하자 연락처에서 상대방을 찾아 메시지 전송했다.

애플의 시리 AI가 호박죽 재료를 장보기 목록으로 정리해 메시지 전송을 제안하는 모습(왼쪽)과 실제 전송한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애플의 시리 AI가 호박죽 재료를 장보기 목록으로 정리해 메시지 전송을 제안하는 모습(왼쪽)과 실제 전송한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21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애플이 차세대 AI 음성비서 '시리 AI'의 한국어 지원을 시작한다. 기존 시리가 음성 명령에 따라 정해진 기능을 실행했다면, 새 시리는 과거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스마트폰 화면까지 이해해 여러 작업을 연속으로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6)에서 공개한 개인 맥락 이해와 화면 인식, 앱 실행 기능 등을 한국어로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과거 메시지와 이메일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기능이다.

시연에서는 "종호가 추천해 준 숲길이 뭐였지?"라고 묻자 시리가 과거 메시지를 확인해 '오대산 선재길'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어 "길이가 어떻게 돼?"라고 질문하자 웹에서 정보를 찾아 약 9킬로미터(㎞)라고 답했다.

이후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괜찮을까?"라는 후속 질문에도 앞선 대화에서 언급한 선재길을 기억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질문할 때마다 장소 이름을 다시 말할 필요가 없었다.

시리는 개인 기록과 인터넷 정보도 구분해 활용한다. 애플 측은 메시지와 이메일 등 개인 정보를 검색하는 작업은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고, 등산로 길이처럼 외부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서버를 통해 웹 검색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문서 작성 기능도 강화됐다. 이용자가 과거 작성한 '가을 캠페인' 메모를 불러온 뒤 실행 가능한 이메일 초안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하자, 시리는 두서없이 적힌 내용을 정리해 업무 항목이 담긴 이메일을 작성했다.

애플의 시리 AI가 호박죽 재료를 장보기 목록으로 정리해 메시지 전송을 제안하는 모습(왼쪽)과 실제 전송한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아이폰 카메라로 지역 행사 일정이 담긴 전단지를 비추자 화면에 '캘린더에 추가' 문구가 나타났다. [사진=권서아 기자]

카메라를 활용한 '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도 선보였다.

아이폰 카메라로 지역 행사 일정이 담긴 전단지를 비추자 화면에 '캘린더에 추가'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이를 선택하자 전단지에 적힌 행사 이름과 날짜, 시간이 자동으로 정리됐다. 이용자는 원하는 일정만 골라 등록하거나 한꺼번에 추가할 수 있다.

식물을 카메라로 비추고 종류를 물으면 '몬스테라'라는 답변도 제공했다. 애플은 영수증을 촬영해 친구들과 나눠 낼 금액을 계산하거나 식품 포장지에 적힌 영양 성분을 파악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시리' 앱도 마련했다. 이용자는 이전에 나눈 대화를 확인하고 중단했던 질문을 이어갈 수 있다. 아이폰에서 시작한 대화는 아이패드와 맥, 애플 비전 프로 등 다른 애플 기기에서도 이어진다.

애플의 시리 AI가 호박죽 재료를 장보기 목록으로 정리해 메시지 전송을 제안하는 모습(왼쪽)과 실제 전송한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애플의 시리 AI가 아이폰 카메라로 식물을 비추자 이를 '몬스테라'로 인식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애플의 시리 AI가 호박죽 재료를 장보기 목록으로 정리해 메시지 전송을 제안하는 모습(왼쪽)과 실제 전송한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시리 전용 앱에서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개인 맞춤형 답변도 가능하다. 시연에서 "송년회에서 못 먹는 음식이 있는 사람이 있니?"라고 묻자 시리는 과거 메시지에서 특정 지인이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정보를 찾아냈다. 이어 호박죽과 잘 어울리면서 해당 지인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도 답했다.

다만 국내 주요 앱과의 연동은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아웃룩과 크래프트, 왓츠앱 등 일부 외부 앱에서 관련 기능을 활용할 수 있지만, 카카오톡과 네이버 등 국내 서비스의 지원 범위와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외부 개발사에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도 공개한 상태다. 개발사들이 이를 적용하면 국내 앱에서도 시리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는 기기 내 AI 처리 방식인 '온디바이스(기기내장형) AI'와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결합했다. 애플은 외부 서버에서 처리하는 정보도 저장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리 AI의 한국어 기능은 오는 26일부터 베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실제 이용 가능 시점은 업데이트 배포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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