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KAI 인수설, KAI는 선 긋고 최대주주 수은은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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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진행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감서 'KAI 매각설' 도마 위
김종출 사장 "구성원 동의 없이 지배구조 변화 없다"⋯독과점 우려
황기연 행장 "현재 지분 매각 계획 없어…앞으로 계획 단정 어려워"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화그룹의 KAI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반면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 매각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김종출 KAI 사장은 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성원 동의 없이는 지배구조 변화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같은 날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현재로선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KAI 사장 "누구나 갖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다"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날 김 사장은 KAI 매각설과 관련해 "누구나 KAI를 갖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다"며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KAI의 지배구조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의 경영권 인수를 가정한 질문에는 우려를 표했다. 김 사장은 "독과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경쟁 체제가 많이 훼손될 것으로 본다"며 "전반적 항공 생태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월 8일 경남 사천 본사 직원 간담회 때와 같은 입장이다. 당시 김 사장은 "구성원들이 원하지 않으면 인수될 리 없다"며 한화가 독점적 지위에 오르면 경쟁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 빅4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언급도 했다고 한다.

수출입은행 "현재 입장에선 매각 계획 없다"…'앞으로'는 여지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최대주주인 수은도 당장의 매각설은 부인했다. 황 행장은 KAI 민영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현재 입장에서 KAI 매각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의 계획까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컨설팅 용역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수은은 지난 8월 18억원 규모의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 용역을 추진했다. 과업에 글로벌 우주항공 앵커기업 육성 방안 등이 담기면서 KAI 지분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황 행장은 이와 관련해 "KAI의 민영화나 매각을 전제로 용역을 실시한 것은 아니"라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정책금융을 하려면 산업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항공 산업에 대한 전 세계적인 변화의 폭이 굉장히 크다고 정부가 얘기를 했고 이에 공감해 진행했다"며 "국내외 현황을 분석해 우주항공 분야에서 정책금융기관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용역 과제에 '글로벌 우주항공 앵커기업 육성 방안'이 포함된 만큼 용역 결과가 향후 지배구조 논의에 활용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화그룹 15.89%로 2대 주주…최대주주인 수은 지분이 관건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사진=한화]

업계가 수은의 입장에 주목하는 것은 한화그룹의 KAI 지분 확대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9.90%), 한화시스템(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1.01%)를 통해 KAI 지분을 15.89%까지 늘리며 수은(26.41%)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분 보유 목적도 '경영권 영향'으로 공시하며 경영 참여 의사를 공식화했다.

다만 정부 측 지분은 수은과 국민연금공단(8.75%)을 합쳐 35.16%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한화의 지분 취득을 간이심사로 승인하면서 현재 지분만으로는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달 초 국회 서면답변에서는 KAI 민영화를 범부처 차원에서 논의한 바 없다고 밝히며 한화가 최다출자자가 되거나 임원 3분의 1 이상을 겸임하는 등의 경우 기업결합심사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KAI 본사 전경 [사진=KAI]

한화그룹이 KAI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결국 수은 지분의 향방과 한화의 추가 지분 확보 전략이 관건이다. 수은 지분 매각을 통한 인수 가능성은 당장은 낮아졌지만 수은의 입장 변화 등이 남아 있는 만큼 경영권을 둘러싼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지난 13일 국방위 국감에서 판단을 유보했다. 당시 이용철 방사청장은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의견을 낼 단계가 아니"라며 독과점 우려와 함께 규모의 경제에 따른 국제경쟁력 향상 측면의 장단점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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