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법적 분쟁 확대…피소액 1년 새 8100억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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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 정산 갈등에 준공 후 하자배상 소송까지
법원 계류 사건 1728건⋯GS건설 피소액 1.6조 최대
현대건설·DL이앤씨 전년동기 대비 증가액 2000억↑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 10곳의 피소액이 1년 새 8100억원 넘게 늘어 5조원을 돌파했다. 계류 중인 소송도 1700건을 넘어섰다. 공사비와 계약조건을 둘러싼 갈등이 공사대금 소송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준공 이후 하자보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잇따르고 있다. 공사 단계부터 입주 이후까지 법적 분쟁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의 비용 정산과 잠재적 손실 부담이 커지고 있다.

17일 10개 건설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피소 관련 공시액은 5조1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3669억원보다 8103억원(18.6%) 증가했다. 계류 사건도 1449건에서 1728건으로 279건(19.3%) 늘었다.

집계는 각사 별도 공시의 피고 사건을 기준으로 했다. 공동소송은 각 건설사에 귀속되는 청구금액만 반영했다. 삼성물산의 외화 표시 금액은 원화 합산에서 제외했다.

건설사별로 GS건설 피소액이 1조621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은 현대건설이 2138억원으로 최대였다. DL이앤씨 2097억원, GS건설 1884억원, 현대엔지니어링 908억원 등 순이었다. 반면 대우건설은 피소액이 1198억원 줄었지만 계류 사건은 276건에서 304건으로 늘었다.

피소액과 함께 건설사들이 직접 제기한 공사대금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사업은 계약부터 준공까지 장기간 진행되는 만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면 추가 비용의 부담 주체를 놓고 발주처와 시공사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공사대금 정산 갈등…조합·건설사 법정 공방

공사비를 둘러싼 이견은 실제 정비사업 현장의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3월 수색6구역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72억6700만원 규모의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6월에도 수색7구역 조합에 42억8000만원의 공사대금을 청구했다. 두 사건 모두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심이 진행 중이다.

건설사 간 비용 분담 문제도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대우건설은 지난 6월 GS건설을 상대로 청주센텀푸르지오자이 사업의 원가분담금 84억5200만원을 청구했다. 공동으로 진행한 사업에서도 공사 원가의 정산과 부담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다.

이들 사건은 건설사가 원고로 나선 소송으로 앞서 제시한 피소액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계약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정산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 전반의 분쟁 양상을 보여준다. 공사대금 협의가 장기화하면 최종 사업비 확정과 계약 정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준공 뒤 하자배상까지…법적 부담 장기화

공사대금 분쟁뿐 아니라 준공 이후 하자보수와 손해배상 책임을 둘러싼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사가 공사를 마친 뒤에도 조합이나 입주자대표회의가 시공상 하자를 이유로 배상을 청구하면서 준공 이후에도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이 남아 있다.

DL이앤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청천2구역 재개발조합은 50억원 규모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달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 입주자대표회의도 134억6900만원을 청구했다. 두 사건 모두 상반기 말 기준 1심이 진행 중이다.

GS건설도 지난 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인천 검단 사업과 관련해 1738억43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받았다. 흑석자이 조합이 제기한 70억8800만원 규모의 하자보수 손해배상 소송도 계류 중이다.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와 개별 단지의 하자 분쟁이 맞물리면서 소송 대응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소송이 실제 손실로 이어질 경우 재무 부담도 발생한다. DL이앤씨는 피고로 계류 중인 사건 가운데 1심 또는 2심에서 패소한 경우 최근 판결에 따라 충당부채를 설정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피소액 자체가 확정 손실은 아니지만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건설사들의 법적 위험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사비 검증 미이행 138곳…정부 특별점검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자 정부도 검증 절차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에 나섰다. 국토교통부가 시공사를 선정한 전국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568곳을 조사한 결과 138곳이 법정 공사비 검증 대상인데도 관련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16개 조합을 대상으로 오는 19일부터 특별현장점검에 착수한다. 한국부동산원과 지방정부 등이 참여해 공사비 증액의 적정성과 계약·예산 집행 절차를 확인할 예정이다. 나머지 122곳에는 검증 절차를 이행하도록 행정지도하고, 특별점검에서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시정명령이나 수사 의뢰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건설사들의 법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향후 관건은 공사비 협상 단계에서 분쟁을 줄이고 준공 이후 배상 책임을 조기에 정리하는 데 있다. 특히 정비사업에서는 공사비 검증과 계약조건 확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가 사업비 관리와 추진 일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영중 국토부 주택정비정책관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조합-시공자 간 공사비 분쟁에 따라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특별현장점검을 통해 정비사업 조합원의 피해를 방지하고 공사비 계약과정의 적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해 분쟁을 해소함에 따라 신속한 정비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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