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웨이퍼 표면을 씻고 깎아 회로를 만든 뒤 얇은 막을 입힌다. 완성된 D램은 열과 압력을 이용해 수직으로 쌓아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만든다. 이 모든 과정에서 불량을 일으킬 수 있는 미세먼지는 클린룸 관리 장비로 찾아낸다.
지난 14~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는 반도체 한 개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 필요한 국내 장비 기술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세메스와 한미반도체는 차세대 HBM과 첨단 패키징 장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미세공정용 증착 기술을, 신성이엔지는 클린룸의 먼지와 온·습도를 관리하는 장비를 선보였다. 반도체 회로가 미세해지고 칩을 쌓는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장비업체의 역할도 개별 공정을 넘어 생산성과 수율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14~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 전시홀 입구.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85a65565a640c.jpg)
웨이퍼 세정부터 HBM 적층까지…공정 전반 아우른 세메스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 부스에서는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하는 전공정 장비부터 완성된 칩을 검사하고 접합하는 후공정 장비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전공정 장비는 세정장비 '퓨레닉스(PURENIX)'와 식각장비 '하이퍼스페이스(HYPERSPACE)'다.
퓨레닉스는 웨이퍼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하이퍼스페이스는 웨이퍼 위의 불필요한 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미세 회로 패턴을 형성한다. 세메스는 빛에 반응하는 감광액인 포토레지스트(PR)를 웨이퍼에 바르고 현상하는 포토트랙 장비도 공급한다.
![지난 14~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 전시홀 입구.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497bbc5ba3736.jpg)
후공정에서는 HBM용 TC 본더 '트로닉스-T(TRONIX-T)'를 소개했다. 본딩 정밀도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시간당 최대 6000개 처리 성능을 갖춘 장비다.
웨이퍼의 전기적 특성을 검사하는 프로버(Prober)와 칩을 분류하는 소터(Sorter)도 소개했다.
반도체 제조시설의 물류를 자동화하는 '콘보 스토커(Conbo Stocker)'도 소개했다. 노광공정에 사용하는 회로 원판인 레티클과 이를 보관·운반하는 용기를 하나의 설비에서 동시에 관리하는 장비다.
현장에서 만난 세메스 관계자는 "전공정과 후공정 양쪽 모두에 대응하는 장비 회사"라며 "제조 현장의 무인 자동화를 지원하는 물류 장비와 설비도 함께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4 넘어 2.5D 패키징…한미반도체 본더 확대
한미반도체는 HBM4(6세대) 생산용 '열압착(TC) 본더 4'와 내년 출시 예정인 '와이드 TC 본더'를 공개했다. TC 본더는 열과 압력을 가해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정밀하게 쌓는 장비다. 와이드 TC 본더는 칩 크기가 커지는 차세대 HBM의 적층·접합 공정에 대응하는 제품이다.
![지난 14~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 전시홀 입구.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08d5adf91062b.jpg)
HBM 적층을 넘어 서로 다른 반도체를 연결하는 2.5차원(2.5D) 패키징 장비도 선보였다. TC 본더 3종(40C2S·40C2W·120)과 플립칩(FC) 본더 2종(FCB 3.5·FCB 75) 등 총 5종이다.
2.5D 패키징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 등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지난 14~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 전시홀 입구.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32b39ff460dd7.jpg)
웨이퍼에서 칩을 절단한 뒤 세척·건조·검사·선별·적재하는 '마이크로쏘&비전플레이스먼트(MSVP)' 장비도 전시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을 꼽았다. 이어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저 비추자 먼지가 반짝…보이지 않던 오염도 추적
반도체 장비가 아무리 정밀해도 생산공간에 미세먼지가 떠다니면 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생산시설인 클린룸의 온도와 습도, 오염물질을 관리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부스 한쪽에는 눈으로 보기 어려운 공기 중 미립자를 확인할 수 있는 '미립자 가시화 시스템' 시연 공간이 마련됐다.
![지난 14~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 전시홀 입구.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e9d05b2741f2c.jpg)
레이저를 이용해 공기 중 먼지가 반짝이도록 만들어 발생 위치와 이동 방향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좁은 공간에서는 휴대용 장비와 태블릿PC를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깨끗한 환경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촬영해 반도체 불량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4~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 전시홀 입구.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34a1d2a8c1416.jpg)
장비에서 레이저를 비추자 평소 눈에 보이지 않던 먼지가 빛을 받아 반짝였다. 먼지가 어느 위치에서 발생해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미립자의 이동 경로를 촬영하고 분석하면 특정 장비나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이 반도체 불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할 수 있다. 공간이 좁은 장소에서는 휴대용 장비와 태블릿PC를 이용해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깨끗하게 관리되는 환경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촬영해 반도체 불량의 원인을 파악하고 생산환경을 개선하는 데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10㎚ 이하 미세공정 겨냥…주성, ALG 해외 첫 수출
주성엔지니어링은 웨이퍼 위에 금속이나 비금속 물질을 균일하게 입히는 증착장비 '가이던스(Guidance) 시리즈'를 소개했다. 특히 올해 해외 시장에 처음 수출한 원자층성장(ALG) 장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14~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 전시홀 입구.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fb56d65b0e94a.jpg)
ALG는 웨이퍼 표면에서 필요한 물질을 원자층 단위로 성장시켜 얇은 막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반도체의 회로선폭이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로 미세해지고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굴곡진 표면에 균일한 박막을 입히기 어려워지고 있다.
원자층 단위로 막의 두께를 제어하면 미세한 구조의 안쪽까지 비교적 고르게 물질을 형성할 수 있다. 막의 두께와 균일도가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과 수율에 영향을 주는 만큼 미세공정이 발전할수록 증착장비의 정밀도도 중요해진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국내 장비업체들은 서로 다른 공정을 담당했지만 방향은 같았다. 회로 미세화와 HBM 적층 확대에 맞춰 정밀도와 생산성을 높이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량 요인을 사전에 줄이는 것이다.
세메스의 전·후공정 장비와 한미반도체의 본딩 기술, 주성엔지니어링의 증착장비, 신성이엔지의 클린룸 관리 솔루션은 반도체 제조 경쟁력이 개별 칩 설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AI 반도체와 HBM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칩을 더 미세하게 만들고 정확히 쌓으며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는 장비 기술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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