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결혼 전에 '빚은 없다'는 아내의 말을 믿었으나, 결혼 후 6개월이 지나 뒤늦게 아내의 거액 빚을 알게 된 남편의 사연이 알려졌다.
![챗GPT로 생성한 인공지능(AI) 이미지. [이미지=챗GPT]](https://image.inews24.com/v1/27e8d9cf6ad3d9.jpg)
지난 1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전 빚을 숨긴 아내를 상대로 혼인취소를 구하고자 하는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결혼한 지 6개월 된 서른네살 직장인으로, 친구의 소개로 아내를 만났다고 한다. 만날수록 다정하고 싹싹한 성격에 푹 빠졌고, 결혼 전 "돈을 많이 모으지 못했지만, 빚은 없어"라는 아내의 말을 믿었다.
그러나 결혼한 지 석 달쯤 지난 시점부터 집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집으로 카드사, 저축은행, 처음 보는 대부업체의 우편물이 하나둘 날아든 것. 아내는 처음에는 "그냥 광고물"이라며 치워버렸지만, 어느날 A씨에게 사채업체의 채권추심원이 전화를 걸면서 A씨는 모든 내막을 알게 된다.
알고 보니 A씨의 아내는 결혼 전 해외여행, 명품 소비 등을 위해 은행과 사채업체를 가리지 않고 돈을 빌렸고, 그 총액은 1억원에 육박했다. 더 놀라운 것은 아내 자신이 관리하겠다며 A씨에게 받은 부부공동재산으로 그 빚을 갚고 있었다는 것이다.
![챗GPT로 생성한 인공지능(AI) 이미지. [이미지=챗GPT]](https://image.inews24.com/v1/e788e54921d296.jpg)
A씨는 "저는 아내가 적금을 붓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내의 빚을 갚는 데 쓰이고 있었다"며 "만약 처음부터 1억에 가까운 빚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이런 경우 이혼이 아닌 혼인 취소가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사연을 접한 곽동주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우리 민법은 사기나 강박으로 혼인한 경우 혼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사기'란 속지 않았다면 혼인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며 "대법원은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한 경우뿐 아니라 신의칙상 알려야 할 사항을 알리지 않은 경우도 사기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그 사항이 혼인 결정에 미친 영향 등을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빚이 있다는 것을 단순히 말하지 않은 것만으로 혼인취소가 되긴 어렵지만, A씨의 아내가 결혼 전 돈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서 '빚이 없다'고 분명하게 거짓말을 했다면 다퉈볼 여지가 있다"며 "주의할 것은 혼인취소의 경우 사유를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청구해야 하기에 빨리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아내의 빚을 갚아야 할 의무가 있을까? 곽 변호사는 "우리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어서, 결혼 전부터 각자가 가진 재산과 빚은 각자의 것"이라며 "아내의 결혼 전 대출은 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변제) 책임이 생기지 않는다. 채권자가 대신 갚으라고 요구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A씨의 돈으로 변제한 금액의 경우, 재산분할 시 아내 몫에서 빼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며 "혼인 기간이 6개월로 짧으면 법원은 주로 각자가 얼마를 냈는지를 기준으로 정리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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