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천 흉기 난동 사건, 국민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는가?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태경 교수 / 대림대학교

[아이뉴스24 문채린 기자] 2026년 10월, 최근 뉴스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존속살해와 스토킹, 연인 살해 등 차마 믿기 어려운 강력범죄가 잇따라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는 인천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 사건까지 발생해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사진=이태경 교수 제공]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안전이 과연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마트와 상업시설은 누구나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가족과 함께 장을 보고, 지인과 식사를 하며, 여가를 즐기는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공포로 바뀐다면 국민은 어디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겠는가.

범죄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예방을 위한 노력까지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가 가장 먼저 책임져야 할 책무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한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범죄가 발생한 뒤 범인을 검거하고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범죄를 미리 막을 수는 없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피의자는 범행 이전에도 흉기 소지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범행 당일 보호관찰 당국의 관리와 상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이 사실이라면 관련 기관의 관리 체계에 허점은 없었는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위험을 알리는 신호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파악하거나 대응하지 못했다면, 그 원인을 밝히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마땅하다.

물론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도 인권과 기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위험 징후가 확인됐을 때는 상황에 맞는 관리와 신속한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형식적으로 면담 횟수를 채우거나 정해진 절차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찰과 보호관찰기관 등 관계 기관이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실제 위험을 판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정부 역시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엄정 대응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범죄 예방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대형 상업시설도 비상 신고 체계와 대피 경로, 직원들의 초기 대응 교육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범죄 피해자와 가족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치료와 심리 상담 등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일도 중요하다.

정치권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국민의 안전은 어느 정당의 성과를 내세우기 위한 문제가 아니다. 여당과 야당이 책임 공방에 시간을 보내기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사건 직후에는 누구나 강력한 대책을 이야기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줄어들고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제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여론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예방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늦은 시간에도 안심하고 귀가하고, 가족과 함께 외출하며, 일상적인 공간에서 갑작스러운 위험을 걱정하지 않는 삶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안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면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위험을 미리 살피고, 필요한 순간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피해자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번 인천 흉기 난동 사건이 또 하나의 안타까운 뉴스로 잊혀서는 안 되는 이유다. 국민의 안전은 말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정부와 관계 기관이 책임 있는 행동과 실질적인 변화로 그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 본 기고는 아이뉴스24의 편집기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인천=문채린 기자(crmoon@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고] 인천 흉기 난동 사건, 국민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는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