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與野, 국민연금 국감서 '리밸런싱 유예' 공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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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올해 1월 국내주식 '자산 재조정' 유예
국힘 "'정부 희망사항도 포트폴리오에 넣었냐"
민주 "국내주식 추가 매수 없어…정치 고려 없어"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유예를 둘러싸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고려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내주식 추가 매수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정치적 결정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14 [사진=연합뉴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14 [사진=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4일 국민연금공단을 대상으로 올해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국민연금기금 자산은 올해 1월 1540조원에서 6월 1866조원으로 326조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다가 7월 말에는 1684조원으로 1달 만에 182조원 감소했다. 국내주식 평가액도 6월 543조원에서 7월 419조원으로 한달 사이 약 125조원 줄었다.

7월 기금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국내 증시 급락이었다. 코스피가 한 달 새 약 22%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만 약 124조원 줄었다. 해외주식 하락과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약세, 원화 강세에 따른 해외자산 환산가치 감소도 기금 규모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감소분 대부분은 실제 매각손실이 아니라 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액 감소다.

특히 상반기 주가 상승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29%대까지 높아진 상태에서 7월 급락장을 맞으면서 손실 폭이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민의힘은 올해 초 기금운용위원회가 리밸런싱을 유예해 투자손실이 늘어났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1월 26일 국내주식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지방선거 전인 5월 28일에는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이기도 했다.

복지위 국민의힘 간사인 백종헌 의원은 "리밸런싱 유예는 올해 1월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했고, 5월에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올리며 유예를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학연금과 우정사업본부에선 리밸런싱 유예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언급했다. 그는 "공무원연금도 올해 주식 비중이 허용 상한을 넘었지만, 20영업일 안에 조정했다"며 "국민연금은 왜 (조정을) 미뤘는지, 위험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국민에게 더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14 [사진=연합뉴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6.10.14 [사진=연합뉴스]

같은 당 이달희 의원은 리밸런싱 유예가 국내 증시와 개인투자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리밸런싱 유예라는 헛발질로 외국인에게 국내 주식을 비싸게 팔고 나갈 기회를 줬고, 피해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을 믿은 '개미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고 꼬집었다.

리밸런싱 유예를 결정한 회의 자료 제출도 요구했다. 김태호 의원은 "기금운용 회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는데, 지금 계속 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상 영업 비밀이어서 제출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며 "이 정부의 정치적 희망 사항도 투자 항목으로 넣은 거냐, 그래서 못 내놓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회의록은 법에 의해서 1년 후에 공개하고, 특정한 사안은 기금위 의결로 4년 후에 공개하도록 돼 있다"며 "(유예 결정) 과정에서 약간의 이견이 있었지만, 만장일치로 결정해서 사실 내용이 공개된다고 해서 논란될 건 없다고 본다"고 정부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리밸런싱 유예가 국내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국민의힘 주장을 반박했다. 유예 이후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을 추가 매수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남인순 의원은 "작년 10월~11월 사이에 보면 코스피가 상당히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리밸런싱에 따른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한참 많았다"며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할 경우에는 시장 충격이 우려되고, 해외투자를 확대할 경우에는 외환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남 의원은 "리밸런싱 유예가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해 새로운 (국내) 주식을 더 사들인 게 아니다"라면서 "여러 가지 세부 전략을 다 말씀할 수가 없지만, 판단의 목적과 근거·전문가 검토 과정 등을 국민께 설명할 수 있는 만큼 잘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14 [사진=연합뉴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14 [사진=연합뉴스]

같은 당 이인영 의원 역시 "지방선거 때문에 (증시부양을 위해) 리밸런싱을 유예했다고 한다면 오히려 선거 전에 성과를 만드는 쪽으로 리밸런싱을 해 선거에 활용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증시 부양 역할을 하기 위해 유예했다는 것도 안 맞는 게, 실제로 추가 매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리밸런싱 유예 문제와 관련해 "(기존대로 리밸런싱을 했다면) 대규모 매도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하루에 8000억원 정도를 매도해야 할 것이고, 이는 우리나라 코스피 증시의 한 10%를 차지하는 큰 금액"이라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복지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장외에서 리밸런싱 유예와 관련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올해 제1차와 제5차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관련 보고·의결자료를 확보해 누가 무엇을 제안했고 어떤 의견이 오갔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정부나 정치권의 지시·요청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기금운용 판단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대로 지켜졌는지 규명해야 한다"면서 "전문가의 우려나 반대 의견이 있었다면 어떤 근거로 다른 결정을 내렸는지, 전문적 판단보다 정치적 고려가 앞선 것은 아닌지, 그 과정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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