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앞둔 토허제 실효성 논란 가열⋯집값 억제 vs 전세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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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투기 차단·집값 안정 효과 강조…연장 가능성 열어둬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1년 새 12% 감소…매매가도 상승
전문가들 "거래 위축 효과는 있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이한얼·나광국 기자] 주택 거래 시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 제도가 연말 일몰을 앞두고 연장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갭투자 차단과 가격 급등 억제에 효과가 있었다며 연장과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과 임대차 시장 왜곡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팽팽히 맞선다.

정부는 지난해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장과 주요 개발 호재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과열되자 '10·15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토허제를 대폭 확대했다. 당시 강남 3구와 용산 등 위주로 적용되던 핀셋 규제를 서울 전 지역과 광명·성남·수원·안양·용인 수지·의왕·하남 등 경기도 12개 지역으로 확대 지정했다. 매수자의 2년 실거주 의무를 전면에 내세워 갭투자를 원천 차단하고 단기 투기 수요를 잠재우겠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토허제 도입 1년간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시장 과열을 막는 데 기여했다고 판단해 연장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나마 토허제를 했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에서 묶어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에도 서울시에서 토허제를 푸는 순간 급등했다. 토허제가 갭투자를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토허제 기간 연장과 지역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관련 집값 안정과 투기 수요 억제 등 데이터는 연말까지 취합한 후 내부 평가에 따라 재지정 혹은 지정 범위 축소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재지정 기간이 12월에 끝나기 때문에 아직 명확한 데이터가 없어 연장이나 일몰 등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원론적 입장을 내비쳤다.

서울시는 토허제의 투기 수요 억제 효과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집값 안정 효과와 지정 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토허제의 집값 안정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연구 결과도 있어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다만 실거주 의무를 통해 갭투자 수요를 일정 부분 억제하는 효과는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 시장 상황과 전문가 자문, 자치구 의견 등을 종합해 국토부의 의견 청취 절차에 따라 서울시 입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토허제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규제 지역 내 거래가 급격히 위축된 사이 서울 외곽이나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고 2년 실거주 의무로 인해 임대 매물이 급감하며 전·월세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붙은 전세 매물 안내문에 인근 아파트 모습이 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대차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은 뚜렷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10월 14일 2만3779건에서 올해 10월 14일 2만951건으로 2828건(-11.9%) 감소했다.

전체 25개 구 가운데 18개 구에서 매물이 줄었다. 특히 동대문구(-69.4%), 구로구(-56.2%), 금천구(-51.8%), 중랑구(-50.6%) 등 외곽 지역의 감소 폭이 절반을 웃돌았다. 반면 서초구(31.9%)와 은평구(61.2%) 등 7개 구는 늘어났으며, 강남구는 20.6%(1150건) 줄어든 반면 서초구는 1523건 늘어나는 등 자치구별 양극화도 심화됐다.

매매가격 역시 규제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10월 셋째 주 대비 10.41% 상승했다. 최근 강남권 중심의 가격 상승폭이 다소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를 단순 규제 효과로 보기보다는 가계대출 조이기 등 금융 규제와 맞물린 거래 절벽의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7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허제의 가격 안정 효과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도 토허제 자체는 일몰 연장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제의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했고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거래량이 둔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출 규제와 취득세 부담 등이 맞물려 다수의 수요를 억제한 것은 사실이지만 규제는 한 번 도입되면 일종의 관성처럼 작용해 되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래량 감소가 가격 안정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실질적으로 보면 부작용이 더 컸던 정책"이라며 "과거에는 매매가만 오르고 전·월세는 안정적이었으나 토허제 이후 전·월세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고 매물이 크게 부족해져 전반적인 주거 비용이 급등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반적인 매물 구조와 거래 순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과거 서울시가 강남 3구 토허제를 풀었을 때 겪었던 거센 비판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제도를 연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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