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주권은 소유 아닌 의사결정권"⋯네이버클라우드, 'AI 운영 주권' 개념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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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모델은 해외 의존 불가피⋯"국내 CSP 운영권은 지켜야"
공공시장 전략 운영·구독형 조달 전환 주문⋯AI 인프라 수출 기반도 강조

[아이뉴스24 최효경 기자] 네이버클라우드가 컴퓨팅 주권의 본질은 소유가 아니라 의사 결정권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해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모델을 활용하더라도 서비스의 운영과 변경을 결정할 권한은 국내에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공 클라우드 수요를 늘려 국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의 운영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배성준 네이버클라우드 전무가 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보세계정책학회가 연 'AI 데이터센터와 네오클라우드 지정학'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효경 기자]
배성준 네이버클라우드 전무가 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보세계정책학회가 연 'AI 데이터센터와 네오클라우드 지정학'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효경 기자]

배성준 네이버클라우드 전무는 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보세계정책학회가 개최한 'AI 데이터센터와 네오클라우드 지정학' 포럼에서 "독자 구축이냐 전략적 상호의존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상호의존을 관리하면서 운영 주권을 지킬 산업 생태계를 구축·유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칩·모델은 들여와도…클라우드 운영 역량, 단기간 확보 어려워"

배 전무는 AI 인프라를 칩·전력,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모델·서비스 등 네 개 층위로 나눠 봤다. 그는 "모든 층위를 국내 기술과 자본만으로 조달할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없다"며 "AI 반도체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의존이 크고, 모델은 오픈웨이트 확산과 성능 상향 평준화로 외부 모델을 활용하는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기술을 쓰는 것 자체가 주권 상실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배 전무는 소버린 AI를 "국내 의사결정에 따라 전체 스택을 구축·운영·변경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외국산 GPU나 모델을 쓰더라도, 데이터를 어디에 두고 어떤 보안 정책을 적용할지, 서비스의 가격·기능·운영 방식을 누가 바꿀지를 국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클라우드라고 봤다. 배 전무는 "데이터센터 건물은 부지와 전력, 자본을 확보하면 국내에 지을 수 있지만, 클라우드는 다수 고객의 자원을 안정적으로 나눠 쓰게 하고 보안·장애·성능을 계속 관리해 온 운영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칩과 모델을 구매하는 것처럼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역량이라는 것이다.

배 전무는 한국이 복수의 국내 CSP가 자체 인프라를 기반으로 공공과 민간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문 국가라고 평가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삼성SDS, 카카오클라우드 등 국내 사업자가 대규모 인터넷 서비스와 기업·공공 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운영 경험을 축적해 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민간 시장에서는 해외 CSP의 영향력이 크고 반도체 공급망 의존도도 높아, 한국을 완전한 자립 국가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배 전무는 민간 IaaS(서비스형 인프라) 시장에서 해외 CSP 영향력이 크고, 반도체 공급망 의존도도 높은 만큼 독자 구축만으로 답을 찾기는 어렵다고 봤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IaaS 시장에서 해외 사업자 비중은 62.1%로 집계됐다.

최근 GPU를 대량 확보해 서비스하는 네오클라우드가 부상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단순한 컴퓨팅 용량 확보가 주권 확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장기 구매계약과 특정 고객 의존, 부채 확대 등에 노출된 네오클라우드에 국가 AI 인프라를 의존하면 사업자의 재무·운영 리스크가 국가의 AI 운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다.

민간은 해외 CSP 우위…"공공시장이 국내 운영 역량의 지렛대"

배 전무는 국내 CSP의 운영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지렛대로 공공시장을 꼽았다. 민간 고객은 해외 사업과의 호환성 등을 이유로 글로벌 CSP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국내 사업자가 운영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안정적 수요 기반은 공공 부문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는 "공공 IT 조달도 장비를 사서 기관별로 나눠 쓰는 구매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GPU와 AI 인프라를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로 이용하고, 다년 계약과 사용량 기준 요금 체계를 확대해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 정보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에 대해서는 "기존 서버를 그대로 옮기는 방식이 아니라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전제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전무가 제시한 발표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공공 정보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율 100%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현재 전환율은 42.4% 수준이다. 행정안전부의 클라우드 전환 예산은 지난 2022년 1786억원에서 올해 652억원으로 줄었다.

배 전무는 공공 인공지능전환(AX) 수요를 키우고, 보안 인증체계 개편 과정에서 국내 CSP가 기존 투자 부담 탓에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국내에서 쌓은 데이터센터·클라우드·AI 모델·보안 운영 역량을 묶어 국방·공공 분야 등에 수출할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핵심은 모든 것을 국내에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된 상태에서도 우리가 최종 의사결정권과 운영 능력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효경 기자(hyomirro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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