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한미 양국이 미국 텍사스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대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내 발전기기 업체에 미국 시장을 확대할 기회가 열렸다.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사업 구조상 유력한 참여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현재는 한미 정부가 프로젝트 추진계획과 한국 기업의 참여 방향을 발표한 단계다. 기자재 공급사나 기업별 물량은 정해지지 않아 사업 참여 가능성을 수주 확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사진=두산에너빌리티]](https://image.inews24.com/v1/a5c0cd450a5c09.jpg)
5일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총사업비 223억달러, 발전용량 6472M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 스타(Project Star)'를 제1호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발전소는 인접한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단지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고 남는 전력은 현지 전력망에 보낼 예정이다.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를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 일정은 인허가와 사업 승인, 기자재 조달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에 가스발전…국내 기업 참여 길 열려
프로젝트 개발에는 부동산·데이터센터 개발기업 릴레이티드 컴퍼니스와 발전사업자 넥스트에라 에너지 리소시스가 참여한다. 루이스 에너지 그룹은 사업 부지와 천연가스, 용수 등 관련 인프라를 제공한다.
한미 양국은 발전 기자재 공급과 설계·조달·시공(EPC), 장기 운영·정비 등 사업 전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측도 터빈을 비롯한 한국산 기자재가 프로젝트 스타와 향후 유사 사업에 공급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다만 이는 한국 기업에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는 원칙에 가깝다. 특정 기업의 공급 물량이나 우선협상권, 계약 조건까지 보장한 것은 아니다.
가스복합발전은 가스터빈으로 1차 발전한 뒤 배기가스의 열로 증기를 만들어 스팀터빈을 추가로 돌리는 방식이다.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모두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영역과 직접 맞닿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을 독자 개발해 국내에서 제작·실증한 데 이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으로 공급처를 넓히고 있다. 발전기기뿐 아니라 발전소 설계·시공과 정비 역량을 갖췄다는 점도 사업 참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글로벌 3사 주도…美 시장 추가 레퍼런스 확보 과제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월 미국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발전기 7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설비는 미국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2029년 5월부터 매월 1기씩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확보한 5기를 더하면 두산에너빌리티의 미국향 380MW급 가스터빈 수주 물량은 총 12기로 늘어난다. 미국 대형 가스터빈 시장에 진입한 뒤 추가 계약을 통해 공급 실적을 쌓고 있는 것이다.
스팀터빈 분야에서도 북미 수주가 이어졌다. 지난 3월 미국 기업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370MW급 스팀터빈·발전기 각각 2기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5월에는 같은 용량의 스팀터빈과 발전기 각각 4기를 추가로 수주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사진=두산에너빌리티]](https://image.inews24.com/v1/f26c7041b882fa.jpg)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함께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은 복합화력발전 사업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고객사는 주요 발전기기를 한 업체에서 조달해 설계와 성능 최적화, 유지·보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프로젝트에 대한 기존 수주 경험도 향후 입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다. 프로젝트 스타와 같은 대형 사업은 안정적인 성능뿐 아니라 대규모 물량을 정해진 시기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과 현지 서비스 체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3강과 경쟁…기회가 곧 수주는 아니다
미국 가스터빈 시장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글로벌 대형 가스터빈 시장은 GE버노바와 지멘스에너지, 미쓰비시파워 등 기존 업체가 오랜 공급 실적과 현지 서비스망을 바탕으로 주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시장에서 공급 기반을 넓히고 있지만 글로벌 선두 업체들과 비교하면 현지 운전 실적과 서비스망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단계다. 가격과 효율, 납기뿐 아니라 장기간의 유지·보수 역량도 공급사 선정에 영향을 미친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프로젝트 스타가 회사의 가스터빈·스팀터빈 사업과 연관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참여 여부를 언급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정부 간 추진계획이 발표된 이후에도 개발사의 설계 확정과 인허가, 입찰, 공급사 선정 등의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사진=두산에너빌리티]](https://image.inews24.com/v1/2581b8072034ba.jpg)
현재 프로젝트 스타의 발전 기자재 공급사는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양국의 방침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발주 조건과 공급사 선정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발주 단계에 들어가면 두산에너빌리티에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에서 추가 공급 실적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 측이 향후 유사 프로젝트에도 한국산 터빈 등 기자재의 공급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만큼 단일 사업을 넘어 후속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프로젝트 스타의 의미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가 결정됐다는 데 있지 않다. 한국 발전기기 업체가 미국의 대규모 AI 전력 인프라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정부 간 협력사업을 통해 열렸다는 점에 있다. 실제 성과는 프로젝트가 발주와 기자재 선정 단계로 넘어간 뒤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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