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건설기계 업계가 사람이 하던 작업을 장비가 스스로 수행하는 무인 자율작업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완전 무인 장비를 곧바로 현장에 투입하기보다는 운전자의 판단과 조작을 돕는 보조 기능부터 단계적으로 상용화하는 모습이다.
건설 현장의 만성적인 구인난과 숙련 인력 고령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작업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건설기계 무인화 현장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09af4e73417f72.jpg)
23일 HD건설기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서울대학교와 '휠로더 운전자 어시스트(Assist)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숙련도가 낮은 작업자도 장비를 보다 쉽게 운용하고 일정한 작업 품질을 낼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HD건설기계, 완전 무인화 전 '반자율 기술'부터 상용화
HD건설기계는 2019년 공개한 '콘셉트-X'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무인·자동화 건설 현장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왔다. 드론 등을 이용해 작업 현장을 측량하고 공사계획을 세운 뒤 굴착기와 휠로더가 자율적으로 작업하는 것이 최종 구상이다.
![건설기계 무인화 현장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74b1c63570e875.jpg)
현재는 완전 무인화에 필요한 개별 기술을 먼저 상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머신 가이던스(MG)와 머신 컨트롤(MC)이다.
머신 가이던스는 센서와 위성항법장치 등을 활용해 굴착 위치와 깊이, 경사 등의 작업 정보를 운전자에게 안내한다. 머신 컨트롤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장비의 움직임 일부를 자동으로 제어한다. 숙련 작업자의 감각에 의존하던 작업을 데이터와 자동제어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장비 주변의 사람이나 물체를 인공지능(AI)으로 감지해 위험 상황에서 장비를 멈추는 E-STOP 기능도 상용화했다. HD건설기계는 360도 카메라와 레이더, 사물 인식 AI를 이용해 주변 위험요소를 감지하는 안전 기술도 확대하고 있다.
무인 자율 굴착기는 유럽 현장에서 실증을 마쳤으며 국내를 비롯한 추가 작업 현장에서도 검증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실증과 상용화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정형화된 환경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것과 사람·장비·지형이 계속 달라지는 일반 건설 현장에서 완전히 무인으로 작업하는 것은 기술적 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장마다 토질과 경사, 작업 순서가 다른 데다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곳도 많다.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의 움직임과 돌발 상황에 안전하게 대응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업계가 운전자 보조와 부분 자동화부터 적용 범위를 넓히는 이유다.
두산밥캣, 소형 장비에 AI 음성 제어 적용
두산밥캣도 전동화 장비와 자율작업 기술을 결합하며 무인화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 6월 AI 솔루션 기업 마음AI와 자율작업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소형 건설장비를 중심으로 기술 타당성 검토와 실증에 착수했다. 국내외 전문기업과 협력해 장비가 수행할 수 있는 자율작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완전 자율작업 기술은 개발 단계지만 AI를 활용한 편의 기능은 이미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건설기계 무인화 현장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62d89986ef5c61.jpg)
두산밥캣이 올해 미국 시장에 출시한 소형 로더에는 AI 음성 제어 시스템 '잡사이트 컴패니언(Jobsite Companion)'이 선택 사양으로 적용됐다.
작업자는 음성 명령으로 장비 설정과 엔진 속도, 조명, 라디오, 어태치먼트 체결 등 50가지 이상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AI가 작업 내용과 장착된 어태치먼트에 맞춰 장비 설정을 추천하는 기능도 갖췄다.
음성 제어 자체가 무인 자율작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작업자가 조작해야 할 단계를 줄이고 장비 사용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자동화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로 평가된다.
특히 소형 건설장비는 농장과 조경, 창고, 소규모 공사 등 작업 환경과 사용자가 다양하다. 숙련도가 높지 않은 사용자도 쉽게 장비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건설기능인력 10명 중 3명은 60대 이상
건설기계 업체들이 자동화 기술에 투자하는 배경에는 현장 인력의 고령화와 청년층 유입 감소가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기능인력 가운데 40대 이상 비중은 83.2%로 전 산업 평균 68.3%보다 14.9%포인트 높았다. 60대 이상 비중은 28.1%로 전년의 25.4%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건설기능인력 평균 연령도 51.7세로 전년보다 0.8세 높아졌다. 50대 비중은 33.7%로 가장 컸고 60대 이상이 28.1%, 40대가 21.5%로 뒤를 이었다.
올해 건설업 기능인력 수요는 약 171만명인 반면 공급은 약 142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경기 침체로 전체 노동 수요가 줄더라도 숙련 인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는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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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운전자 보조와 자율작업 기술이 작업자별 숙련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생산성 격차를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위험 지역이나 반복 작업에 장비를 우선 투입하면 작업자의 신체 부담과 사고 노출도 낮출 수 있다.
다만 안전성 향상 효과는 기술의 신뢰성과 현장 운영 방식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센서 오염이나 통신 장애, 인식 오류 등에 대비한 이중 안전장치와 책임 기준도 상용화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건설기계 업계의 경쟁은 당장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장비를 만드는 것보다 초보 작업자도 숙련자에 가까운 품질로 일할 수 있게 돕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작업 보조 기술로 현장 데이터를 축적하고 적용 범위를 넓히는 과정이 완전 무인 건설 현장으로 가는 첫 단계가 될 전망이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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