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사별 후 외동딸 키워온 40대 외동아들…6명에게 새 삶 주고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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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아내와 사별한 후 홀로 외동딸을 키워오던 4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지난 4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6명에게 심장과 간, 양측 신장과 양측 안구를 기증하고 떠난 43세 박종희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지난 4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6명에게 심장과 간, 양측 신장과 양측 안구를 기증하고 떠난 43세 박종희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43세 남성 박종희 씨는 지난 4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심장과 간, 양측 신장과 양측 안구를 기증했다.

박 씨는 지난 8월 23일 밤 평소와 다름없이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나눴으나 다음날 연락이 닿지 않았고, 자택에서 쓰러진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뇌출혈로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뇌사에 이르러 하늘로 떠났다.

유족에 따르면 박 씨는 평소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10년 전쯤 박 씨의 어머니가 사후 시신기증 의사를 밝혔을 때, 박 씨는 많은 사람을 돕는 좋은 일이라며 그 뜻을 지지했다.

가족은 생전 박 씨가 기증의 의미에 공감하고 나눔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온 점을 고려해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지난 4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6명에게 심장과 간, 양측 신장과 양측 안구를 기증하고 떠난 43세 박종희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지난 4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6명에게 심장과 간, 양측 신장과 양측 안구를 기증하고 떠난 43세 박종희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박 씨는 어릴적부터 의젓했던 외동아들로, 밤늦게까지 일하는 어머니를 기다리며 스스로 식사를 챙기고 집안일을 도왔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20여년간 판매직에 종사했으며, 아내와 일찍 사별하고 슬하에 외동딸을 키워왔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어머니에게 자주 안부를 묻고 쉬는 날이면 함께 시간을 보냈으며, 어머니는 박 씨가 한 번도 속을 썩인 적 없는 착한 아들이었다고 밝혔다.

박 씨는 누구와도 잘 어울릴 정도로 붙임성이 좋고 정이 많은 성격이었다고 한다.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왔고, 직장에서도 동료와 손님들을 살갑게 대하며 가족처럼 지냈다. 또 식사를 한 번 대접받으면 서너 번은 자신이 살 정도로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기를 좋아했다.

박 씨의 어머니 노판임 씨는 "아들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걱정하는 지인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왔고, 빈소에도 많은 친구와 직장 동료들이 찾아왔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짧게 살았지만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큰 위안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희야, 일찍 떠난 것은 무척 아쉽지만 좋은 일을 하고 갔다고 생각하면 엄마도 행복하다"며 "엄마 걱정하지 말고, 여기에서 살아온 것처럼 그곳에서도 좋은 일만 하며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팍팍한 세상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다", "하늘나라에서 먼저 떠난 아내와 행복하시길 빈다", "남은 딸도 건강하게 잘 크길 바란다"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어머니의 기증 의사를 지지했던 아들이 그 뜻을 몸소 실천하고 떠나셨다"며 "슬픔 속에서도 큰 결단을 내려주신 유가족께 깊은 경의를 표하며, 생명나눔 주간을 맞아 이런 뜻깊은 나눔이 더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씨의 어머니 노 씨는 "아들이 미처 살지 못한 삶까지 오래 건강하게 살아주길 바란다"고 장기를 받은 이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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