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건설사 간판…'누가 지었나' 보다 '어디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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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원한남·에테르노 청담 대표 사례
입지·상품성 강할수록 독자 이름 선호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하는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가 내년 입주를 앞두고 단지명 변경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를 떼내고 단지 고유 희소성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아크메르 동탄' 단지 투시도 [사진=더피알]
'아크메르 동탄' 단지 투시도 [사진=더피알]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건설사 브랜드를 지우는 흐름이 뚜렷하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3·5구역에 전통의 '압구정 현대'를 내걸었고 삼성물산은 4구역에 '컬리넌 압구정'을 제안했다. 시공사 이름 대신 사업지 본연의 가치를 내세우는 전략이다.

고급 주거시장에서 이런 경향은 뚜렷하다. 롯데건설이 지은 '나인원한남'을 비롯해 현대건설의 'PH129', '에테르노 청담', 용산구 '더파크사이드 서울' 등이 대표적이다. 입지와 상품성이 뛰어난 현장일수록 건설사 브랜드 후광 대신 단지 자체 정체성과 희소성을 파고드는 모양새다.

이러한 기류는 수도권으로 퍼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기 화성 동탄1신도시 반송동 주상복합 '아크메르 동탄'은 건설사 브랜드 대신 프로젝트 전용 브랜드를 달고 최고 49층, 1808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독자적인 주거 정체성을 구축하려는 의도다.

반면 1만가구 안팎 초대형단지는 이름 길이를 줄이려고 별도 브랜드를 쓴다. 9510가구 규모 '헬리오시티'와 1만2032가구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대표적이다. 여러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사업특성상 모든 브랜드 명칭을 조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여부가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은 일반 브랜드 적용에 반발한 조합이 시공사를 바꿨고 서울 노량진6구역은 조합원 반발끝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새로 제안받아 합의를 이뤄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브랜드는 신뢰를 뒷받침하는 장치"라며 "입지와 상품성, 브랜드 인지도를 종합적으로 따져 사업지 정체성과 경쟁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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