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숙련의 사다리’ 다시 세운다…한기대가 테스트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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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상 총장, 직업능력개발 미래포럼서 3대 교육 방향 제시
취업보다 평생고용가능성·자기주도 평생학습으로 전환 강조

[아이뉴스24 박준표 기자] “AI가 신입사원이 맡던 초급 업무부터 대체하면서 청년들이 현장에서 배우고 성장하던 ‘첫 번째 숙련의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이 인공지능(AI) 시대의 직업교육은 대학이 청년에게 사실상의 ‘첫 직장’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의 기술교육과 직업능력개발 모델을 ‘K-HRD(인적자원개발)’로 브랜드화해 세계로 확산하자는 구상도 내놨다.

유 총장은 10일 코엑스 마곡 르웨스트 C홀에서 열린 ‘2026년 직업능력개발사업 미래포럼’에 참석해 “AI 시대 대한민국의 기술교육과 직업능력개발 모델을 또 하나의 K-HRD 한류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026년 직업능력개발사업 미래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술교육대]

이번 포럼은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2026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의 하나로 열렸다. 주제는 ‘AI 시대 인구절벽 위기와 청년을 위한 직업교육훈련의 미래’다.

한국기술교육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폴리텍대학 등 국내 직업능력개발을 담당하는 3개 기관의 CEO가 참여해 AI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직업교육의 방향을 논의했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권순원 원장이 좌장을 맡았고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염용섭 전 SK경영경제연구소장, 김철희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제자로 나섰다.

유 총장은 종합토론에서 AI와 산업 대전환 시대에 직업교육이 풀어야 할 근본적인 문제로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를 꼽았다.

이를 위한 사람 중심 교육훈련의 3대 방향으로 △기초역량 강화 △AI를 활용한 현장 문제해결과 인간의 최종 판단·책임 역량 강화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숙련의 사다리’ 복원을 제시했다.

특히 AI 확산으로 청년들이 일터에서 경험을 쌓는 과정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 총장은 “AI가 신입사원이 맡던 초급 업무부터 대체하면서 청년들이 현장에서 배우고 성장하던 ‘첫 번째 숙련의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에 입사한 뒤 비교적 단순한 업무부터 경험하며 단계적으로 전문성을 쌓던 기존 방식이 AI 확산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학 교육도 실제 산업현장의 경험을 앞당겨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대학이 학생들에게 ‘가상의 첫 직장’이자 ‘숙련 형성의 첫 현장’이 되도록 교육훈련을 혁신해야 한다”며 “AI가 내놓은 결과를 검증하고 비정형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대가 개발·운영하고 있는 AI 기반 교육 플랫폼을 국가 차원의 평생학습 체계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학생 맞춤형 AI 학습·성장지원 플랫폼 ‘K-LXP(Koreatech Learning eXperience Platform)’와 국가 온라인 평생직업능력개발 플랫폼 ‘STEP’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학생 시절의 학습부터 취업 이후 직업능력 개발까지 연결되는 평생학습·경력개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유 총장은 “한기대를 대학교육과 직업능력개발 혁신의 테스트베드(Test-bed)로 삼아 새로운 교육모델을 먼저 검증하고 대한민국 전체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 시대에는 교육과 직업훈련에 대한 투자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30여 년 전 고용보험제도 도입과 직업능력개발 사업의 기틀을 설계하는 데 참여했던 유 총장은 “인구가 줄어들수록 한 사람 한 사람이 더욱 소중하다”며 “인구절벽 시대 최고의 정책은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직업능력개발 정책의 패러다임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1995년 고용보험 도입이 평생직업능력개발의 기반을 열었다면 이제는 △취업 중심에서 ‘평생 고용가능성(Employability)’ 중심으로 △일회성 훈련에서 ‘자기주도적 평생학습’으로 △단순 자격증 취득에서 ‘실질적인 문제해결 역량 개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총장은 한국의 직업교육 모델을 해외로 확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기대의 실천공학교육과 AI 기반 평생역량개발 체계를 ‘K-Tech Education’, ‘K-TVET’, ‘K-Lifelong Learning’으로 브랜드화해 해외에 공유하자는 구상이다.

유 총장은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사람을 키우려면 대한민국에서 배워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한기대가 변화의 중심이 돼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폴리텍대학과 함께 ‘K-HRD 한류’를 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천안=박준표 기자(asjunpy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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