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이번 세제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는 일관된 조세재정철학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의 주요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세제 방향을 이같이 평가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의 주요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승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dba07953a481b.jpg)
개편안에는 성장과 민생, 주거 안정, 공정과세 등 여러 목표가 한꺼번에 담겼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세제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큰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보유세 인상 대상을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자에 한정하는 데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보유세를 어느 수준까지, 얼마나 빠르게 올릴지 중장기 로드맵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급·금융정책도 함께 제시해 납세자가 향후 부담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개편안은 실거주 여부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을 달리한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을 적용한다. 다주택자는 보유 주택 가운데 실거주 주택의 가액 비중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진다. 세율은 주택 수 대신 가액 중심으로 바꾸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 수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김 교수는 "실거주 1주택자 감면과 다주택자 중과, 주택가액에 따른 과세 형평성을 한꺼번에 달성하려다 보니 구조적인 한계가 생긴다"며 "일부 가격대에서는 집값이 더 비싼 주택의 세 부담이 오히려 낮아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거주자 우대가 임대차시장에 미칠 영향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면서 임대 매물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양도소득세(양도세)도 실거주자 우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김 교수는 이 경우 비거주 주택을 팔 때 세 부담이 커지면 임대보다 직접 거주를 택하는 집주인이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가주택은 보유세 부담까지 늘어 이런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보유세 개편과 함께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초고가 다주택자는 오는 2028년 보유세 실효세율이 1%를 넘을 수 있어 양도세까지 중과하면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보유세 수준을 먼저 정한 뒤 양도세를 조정하는 순서를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들도 일관된 과세 원칙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보유세를 장기적으로 강화하되 거래 단계 세금은 낮추는 방향을 제시했다. 보유세 실효세율 1%를 목표로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올리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폐지해 일반세율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남 소장은 "장기거주공제도 주택과 비주택 간 형평성을 고려해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며 "과세체계를 단순하게 만들면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하고 납세자의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석 나라살림연구소 자문위원은 종부세 개편안의 모순을 짚었다. 주택가액 중심 과세를 내세우면서 1주택자의 과세기준을 14억원으로 올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다시 주택 수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것은 일관성이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이 자문위원은 "공시가격 12억~14억원 주택이 강동·광진·마포·성동 등 서울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며 "과세기준을 14억원으로 올리면 특정 지역을 고려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오해를 낳고, 집값이 오를 때마다 기준을 다시 높이라는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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