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2분기 중동發 래깅효과에 '깜짝 실적'…웃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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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등 시장 전망 웃돌아
저가 원료 투입·제품값 상승에 래깅·스프레드 효과
3분기부터 역래깅 본격화…공급과잉·중국 증설 부담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중동발 원료 가격 급등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됐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2분기 예상 밖의 호실적을 거뒀다. 당초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역래깅 효과가 수익성을 끌어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로는 전쟁 초기 확보한 저가 원료가 투입되면서 긍정적인 래깅 효과가 나타났고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까지 더해지며 실적을 방어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 개선을 본격적인 업황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최근 원료 가격이 안정되면서 3분기부터는 역래깅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 데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의 대규모 증설 부담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2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의 우려는 중동 지역 갈등에 따른 나프타 가격 급등이었다. 원료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 제품 가격에 원가 상승분이 뒤늦게 반영되는 역래깅 효과가 발생해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료 조달 불확실성과 물류 차질 가능성도 부담으로 꼽혔다.

하지만 실제 실적에는 예상과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중동 사태 초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확보한 원료가 2분기 생산에 투입되면서 긍정적인 래깅 효과가 이어졌다. 여기에 공급 차질 우려로 에틸렌·파라자일렌(PX) 등 주요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품과 원료 간 스프레드도 개선됐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2분기 매출 5조3289억원, 영업이익 4265억원을 기록했다. 여수 NCC 2공장 가동 중단으로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긍정적인 래깅 효과와 스프레드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매출 1조4650억원, 영업이익 87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에틸렌 등 원재료를 적기에 확보해 생산과 판매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점이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케미칼도 매출 5조6864억원, 영업이익 110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했다. 긍정적인 래깅 효과와 기초유분 시황 개선이 수익성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SK지오센트릭은 매출 3조7331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PX와 나프타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원료 확보 여건이 달라지면서 가동률을 조정해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839억원 감소했다.

SK지오센트릭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지오센트릭]

문제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다.

최근 나프타 가격은 중동 사태 당시보다 빠르게 안정되고 있지만 제품 가격 상승세는 둔화하는 모습이다. 석유화학 업황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도 중동 사태 당시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t당 250달러를 웃돌았지만 최근에는 100달러대로 낮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스프레드는 원료 가격과 제품 가격의 차이를 의미한다. 제품 가격이 원료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르거나 하락하면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이는 곧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3분기부터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역래깅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의 대규모 증설,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석유화학 업황의 하방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분기 호실적은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들어섰다기보다 중동 사태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수익성 개선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중동 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래깅 효과와 스프레드 개선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진 결과"라며 "3분기부터는 역래깅 효과와 스프레드 축소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실적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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